We Start(위스타트) 베트남 센터에서는 지난 7월,  9박10일동안 2013년도 한라대학교(원주)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있었습니다.

We Start 베트남 센터는 한국의 김만덕기념사업회가 증축을 지원한 칸화제주초등학교 안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을 합니다.
국내 공익단체 중 해외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을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We Start 베트남 센터가 생기고 처음으로 봉사단을 맞이하면서 설렘보다는 걱정이 많았지만, 9박 10일동안 한라대학교 학생들과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안 걱정은 조금씩 씻어내려갔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아이들과 한 가지라도 더 함께 하고 싶어 하는 한라대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 익숙해진 생활, 일터에 안주하며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닌지, 베트남 센터에서의 저의 모습을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여러 활동 중에 무엇보다 가장 뜻 깊은 활동은 아이들과 함께 한 소풍이었는데요.

평소 나짱 시내에 나갈 일이 거의 없는 아이들에게 한라대 언니 오빠들과의 소풍은 정말 뜻 깊은 추억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해양박물관에서 다양한 해양 생물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

나짱 해변에서 모래성을 쌓고 출렁이는 파도를 따라 웃음 짓는 아이들.

‘아는 만큼 보이고, 또 보는 만큼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아쉬운 점도 많고, 부족했던 점도 많았던 첫 해외봉사단 맞이였지만 이번 봉사단을 맞이하면서 그 경험 속에서 나 또한 더욱 성숙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봉사단 지도교수인 이종무 교수님은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범위에서만 성숙할 수 있다” 고 말씀하셨지요.

9박 10일 동안 한라대학교 학생들의 활동들

시멘트 공사 :
저학년 건물 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오토바이 주차장을 아이들의 휴식 및 놀이장소로 바꾸기 위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무너져버린 시멘트 바닥을 반듯하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고, 녹슨 기둥은 사포질로 매끄럽게 만든 후 파란색 페인트칠을 했습니다.

개수대 설치 :
학교에 세면대가 없어서 평소 아이들이 손을 씻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아이들 화장실 앞 공간에 개수대 설치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칸화제주초등학교 건물을 지을 때 도움을 주셨던 이기찬 소장님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공사를 마칠 수 있었지요.
이제 아이들이 학교에서 손을 깨끗이 씻을 수 있겠네요. ^^

화장실 벽화그리기 :
아이들 화장실 벽면이 곰팡이가 나고 지저분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화합을 의미하는 벽화를 그렸습니다.
한결 화사해진 화장실 벽면이 되었어요. ^^

위생교육을 위해 진행된 손바닥 물감 레이스!
첫 만남, 첫 시간. 손 씻는 타임을 이용해 아이들과 레이스를 하면서 손 씻기의 중요성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발선이 그려진 곳에서 출발해, 물감이 놓인 탁자 까지 달려가 탁자에서 손에 물감을 묻히고, 물감이 묻은 손으로 미리 그려 놓은 나무에 색을 입혀 색을 칠하는 레이스인데요.
게임도 하고, 재밌는 손 씻기를 하며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미술교육 :
미술이란 과목이 익숙치 않은 아이들을 위하여, 직접 미술시간을 가져봤습니다.
크레파스 색상을 이용하여 다양한 것들을 그리는 부채만들기와 색종이 접기 시간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외에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육활동과 교육활동을 진행하였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떠난 소풍

다양한 활동들 가운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시간은 앞에서도 살짝 말씀드렸지만 바로 ‘소풍’이었습니다.

출발 전에는 봉사단이 준비한 페이스페인팅 재료들로 아이들의 얼굴에 예쁜 그림으로 페이스 페인팅도 하였습니다. 놀 줄 아는 한라대학생들, 아이들을 위한 준비성도 철저하죠? ^^

이렇게 페이스페인팅과 티셔츠도 맞춰 입고 첫 번째 소풍 장소로 킹바오 궁전에 갔는데요. 한 껏 들뜬 아이들과 함께 궁전 안을 구경하고 함께 모여 노래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답니다.

점심 식사는 나짱 시내의 유명 식당을 방문했는데요. 분팃느엉 및 냄느엉 등 현지 음식을 먹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는 해양 박물관으로 이동해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와 바다동물 등을 구경하였습니다.

마지막 소풍 장소는 나짱 해변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에 바다에 가 볼 기회가 많지는 않았는데요. 바닷가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모래성을 쌓고 물놀이도 즐겼습니다.

이렇게 9박 10일 간의 모든 일정을 마친 지금… 한라대학교 친구들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흘러갑니다.

We Start 베트남 센터 아이들을 위해 애써준 한라대 봉사단 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한라대 친구들에게도, 또 우리 We Start 베트남 센터 직원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한라대학교 봉사단원들의 한 마디

김종필 : 아이들이 시종일관 웃는 표정으로 우리를 반겨주었고, 생각만큼 교육봉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을 때에도 관심을 갖고 참가해주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우리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 했는데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중요한 것은 좋은 시설, 환경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김영진 : 많은 사람들과 학생들이 봉사는 그저 남을 도와주고 봉사 점수와 시간에 연연을 하고 있을 것으로 알았던 저는 이번 봉사로 봉사는 내가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도움을 주고, 나는 큰 치유를 받는 give&take의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맹목적인 도움이 아닌 내가 정을 주고 열심히 봉사를 했을 때 내가 받는 그 기쁨과 마음에 그 가득 차는 무언가는 정말 제 자신을 더욱 크고 뿌듯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유호준 : 저는 이 봉사활동을 통해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것은 그 누군가가 아닌 베트남의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배웠습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초코파이가 한화로 150원 가량 합니다. 이 초코파이 하나만 주어도 현지 아이들은 진심어린 감사함을 표합니다. 이것을 보고 저는 느꼈습니다.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최종원 : 아이들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고 전부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았던 날은, 제가 담당하여 이틀에 걸쳐 완성했었던 벽화 작업을 하던 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제한된 작업 도구와 찌는 날씨에 비 오듯 흐르는 땀, 그리고 최대한 빨리 작업을 끝내야 하는 촉박한 일정 탓에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그리는 벽화이고, 제주 칸화 초등학교에 저의 땀과 노력을 남기고 가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에 정말 집중해서 작업에 임했습니다. 또 함께 팀을 이뤄 작업했던 여자 친구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정말 잘 해주어서, 목표했던 시간 안에 완성을 할 수 있었고요. 완성을 한 후에 여태껏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차원의 뿌듯함이 밀려와서 뒷정리도 잊은 채 완성된 벽화를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바라보았던 그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그 날이 제게 있어서 제일 좋았던 날이었어요.

박아영 : 처음 겪어본 경험이었고 힘들었지만 뿌듯하다는 마음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내가 칸화 제주 초등학교 아이들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우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같이 손 씻었던 기억, 줄넘기를 못해 웃음거리가 되었던 기억, 함께 뛰어다녔던 기억들 등 이 모든 걸 아이들이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한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다시 한 번 꼭 찾아가고 싶은 장소로 남아버린 칸화 제주 초등학교. 그리움으로 남은 학교 아이들. 좋은 추억이 되어버린 베트남에서의 9박 10일. 나는 이 모든 걸 잊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준 위스타트, 코이카, 한라대학교(세계화와 국제사회)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글 ·사진 : We Start 베트남센터 유지향, 문예지

정리 : We Start 운동본부 양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