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원주마을 김정수 후원자님은 의과 대학 입학으로부터 전문의가 되기 위해 거쳐야 했던 모든 과정을 15년 만에 마쳤다. 의사의 길을 시작한 후 15년 후 앞으로는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자’라고 마음먹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일까?’

예전에 의료 생활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생각났다. 지역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에서 자신들의 건강을 스스로의 힘으로 향상시키고자 노력하는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아시는 분이 계신 원주 의료생협에 문을 두드렸다.

“의료 생협에서는 의사가 진료실 밖에서도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이 일을 같이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렇게 2009년 9월 김정수 후원자님과 We Start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도 We Start를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We Start 보건 담당 선생님께서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나 양육자들과 먼저 약속을 정해 놓으면 함께 찾아가서 상담을 했다.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두 시간을 달려와 두 세 시간 동안 두 가정을 방문하는 것이 처음엔 시간 낭비 인 듯 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런지 아이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진료실에서는 아이들의 질병 그 자체에 대한 얘기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진료실 밖으로 가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면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이 아이들이 왜 아플 수 밖 에 없는지. 왜 장기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고 가정 상담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어려움을 예기 나눌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 힘들어 하시던 분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실 때

‘아 이렇게 누군가 찾아와서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저분들에게는 조그마한 위로가 될 수 있겠구나.’ 상담 두 시간을 위한 왕복 네 시간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진료를 돌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참 많았다고 한다.

“이혼을 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아이들이 조금만 아파도 불안한 마음에 매우 독한 약들을 먹이고 있던 엄마, 아이의 발달 장애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혈당이 위험 수치인 300이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있던 20대의 젊은 엄마… 이 분들을 보며 내가 참 많이 배운다. 아이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생협과의 인연은 현재 이곳 안성 의료생협으로 이직을 하게 했다. 현재 의사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아내도 함께 이 뜻에 함께 공감하며 살아간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이었지만 We Start에서 아이들을 만난 건 참 행운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We Start가 먼저 힘써 주실거죠?” 라며 환하게 웃는다.

 

글·사진 : We Start 운동본부 황희정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