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마비,구필(口筆) 화가 ‘김성애’님과 We Star(위스타트) 아이들의 감동 두 시간.

7월 25일 저녁, We Start(위스타트) 강원마을 아이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이 새겨졌다. ‘제4차 We Start 강원마을 연합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삼척에 모인 250여 아이들은 명사강연 시간이 되자 의례 있는 강연을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순간 조명이 꺼지고 무대에는 영상이 흘렀다. “희망풍경, 늦깎이 부부의 그림 같은 사랑”

화면에는 휠체어에 앉아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전신 마비 할머니와 할머니를 돌봐주시는 할아버지의 일상이 계속 흘렀다.

아이들은 화면 속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할머니가 입으로 그린 그림을 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점점 화면 속 이야기로 빠져들어갔다.

할머니를 위해 이젤을 펴주고 필요한 색을 찾아 물감을 짜주고, 캔버스의 위치를 잡아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입에 붓을 무는 순간 온몸을 쓰지 못하는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화가가 되어 캔버스를 채워가는 할머니.

영상이 끝나는 순간, 아이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고 밝아진 무대에는 휠체어에 앉으신 영상 속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We Start(위스타트) 아동의 오랜 기부자이시자 우리나라에 4명 뿐인 세계구족화가협회 회원이신 김성애님과 남편이신 강제영님이 위스타트 아이들을 위해 직접 무대에 오른 것이다.

강제영님의 손길로 곱게 화장을 한 김성애님은 휠체어에 앉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비록 장애로 인해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어렸을 적부터 시작된 이야기에 아이들은 몰입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외국방송에서 예쁜 옷을 입고 얼음 위에서 춤을 추는 피겨스케이트 선수를 보고 길거리에서도 춤을 추며 꿈을 키워가던 김성애님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다리가 아파지면서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너무 아파서 우는 일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김성애님은 너무 가난해서 병원에도 갈 수 없었다.

“외갓집에 가면 끼니는 거르지 않을 테니 잠깐만 외갓집에서 살아라.”라며 어머니 손에 끌려 외갓집에 홀로 남겨졌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외갓집에서 잠시 다리가 나은 김성애님은 무엇보다 11살이 되도록 글자를 모른 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뒤늦게 다시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글자를 모르니 1학년부터 시작하라는 선생님에게 4학년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떼를 써 4학년으로 학교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학업을 따라갈 수 있었으며 외갓집에서 중학교까지 졸업을 하였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엄마를 찾아 홀로 서울에 온 김성애님은 홀로 벌어가며 교과서만으로 공부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에 우선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다리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고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은 김성애님은 원인을 몰라 치료를 하지 못하는 새에 급속도로 악화되어 전신마비로 병세가 번졌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되어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김성애님은 “어떻게 살 것인가.”,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를 찾게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김성애님은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려보자는 결심을 하고 줄을 긋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행선 한 줄 긋기도 힘이 들었다. 입술이 찢어져 피가 나고, 붓을 떨어뜨리기도 수백번…그렇게 하루에 10시간씩 연습에 매진하던 김성애님은 어느덧 입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가 되어 있었다. 세계구족화가 협회에 그림을 보내 정식 회원자격을 얻게 되었다.

“난 아무것도 못한다고 포기 하지 말아라. 꾸준히 달려가면 반드시 이뤄진다.”
이야기를 마친 김성애님과 아이들의 마음은 이미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주위의 도움을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그 도움으로 꿈을 이룬다면 당당할 수 있다.”, “난 아무것도 못한다고 포기하지 말아라. 꾸준히 달려가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아이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기는 김성애님의 눈가도, 아이들의 눈가도 촉촉히 젖어 있었다.

10가지가 넘는 악기 연주를 독학으로 익힌 남편 강제영님의 색소폰 연주에 맞춰 ‘섬집 아기’를 부르며 명사 강연시간을 마친 아이들은 무대를 떠나는 ‘김성애’, ‘강제영’님을 향해 박수와 함께 “감동했어요”,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인사를 연이어 보냈다.

“이제껏 들었던 강연중에 최고였어요!”,

“입으로 붓을 물고 어떻게 그림을 그리지? 얼마나 연습하면 그렇게 될까?”

“나도 선생님처럼 노력해서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강연이 마치고 아이들은 감동을 연이어 쏟아냈다.
그렇게 ‘제4차 We Start 강원마을 연합캠프’의 첫날밤을 마친 아이들의 가슴에 어떤 꿈이 담겼을까.

※ 구필 화가 김성애님의 그림 기부로 제작된 ‘2013 위스타트 달력’ 보기 >> http://www.slideshare.net/slideshow/embed_code/2471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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