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지원했던 대학에서 다 떨어졌어요. 지금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하네요. 다시 공부를 해야 되는데 마음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임용고시 준비를 3년 했어요. 그런데 같이 준비하던 친구들은 다들 붙었는데 저만 또 떨어졌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시험을 다시 준비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시작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손님이 없어서 망했습니다. 식구들 볼 면목도 없고 경제적으로 힘들어져서 의기소침해 있습니다. 스님께서 기운을 좀 북돋아 주세요.”

내 인생에 찾아온 첫 번째 실패는 너무도 아픕니다. 누구에게나 예외 없지요. 실패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설마’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경쟁률이 높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설마 합격하겠지, 요즘 경기가 안 좋다지만 열심히 하면 내 가게만큼은 설마 성공하겠지 하고 막연한 상상을 합니다. 시험에 떨어지고 난 후, 가게가 망하고 난 후 어떻게 할지를 구체적으로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열심히 산 사람, 목표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온 사람의 경우에는 그 꿈이 좌절됐을 때 다른 대안은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앞이 더 캄캄합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일수록,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자신의 인생 앞에 찾아온 첫 번째 실패 앞에서 더 크게 좌절합니다.

(중략)

혜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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