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 기증 릴레이
GS칼텍스 허동수 회장 중국자기
허진수 부회장은 몽블랑 볼펜
현빈, 팬사인회 때 입은 정장 기증
19일 서울·부산·대전에서 열려

오는 19일 서울·부산·대전에서 열리는 ‘2014 위아자 나눔장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계·관계·재계 인사들의 기증품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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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청자 빛깔의 분청사기를 기증했다.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쓰다 지난해 2월 청와대로 가져온 것을 이번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놨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저에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탕 등 간단하게 먹을 것을 두거나 작은 물건 등을 손길이 닿는 곳에 담아둘 때 쓰던 사기라고 한다. 그릇을 덮는 뚜껑이 연꽃 문양이어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그릇 밑바닥에는 ‘대통령 박근혜’라고 직접 적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가게 되면 빈틈 없이 준비하느라 강행군을 해야 한다. 매우 바쁘지만 좋은 일에 동참하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고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과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을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지난 14일 출국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직접 촬영한 사진을 액자에 담아 전달했다. 대학생 때부터 사진을 찍어 작가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사진은 2011년 7월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 총재인 정 의장이 세계 잼버리대회 참석차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것으로 노르웨이 베르겐의 자연 경관을 담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등산 스틱을 기증했다. 최 장관은 틈 날 때마다 산에 올라 건강을 관리하는 등산광으로 유명하다. 최 장관은 “이 스틱을 들고 관악산을 100번은 오르내렸다. 등산이 내 건강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어부 출신 미국 언론인인 마크 쿨란스키의 저서 『대구』를 내놓았다. 대구라는 생선을 통해 세계사의 흥망성쇠를 정리한 책이다. 지난 9월 부산에서 개최된 세계해양포럼에서 저자가 친필 사인과 함께 이 장관에게 선물한 것이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직접 쓴 서예작품을 기증했다. 중학교 시절 은사인 서영수 시인의 시 ‘길’을 붓글씨로 쓴 것이다. 정 장관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예술의 전당 예술대상조직위원으로 활동했을 만큼 서예와 한학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이라고 쓴 서예작품을 보내왔다. 조 교육감은 “성공회대 재직 시절 신영복 교수로부터 서예 지도를 받았다”며 “논어에 나오는 이 말을 모두가 되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교수 시절에도 서화전을 열어 판매액을 학생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2005년부터 10년째 위아자 나눔장터와 함께하고 있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과 허진수 부회장은 올해도 기증품을 전달했다. 허동수 회장은 중국의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중국 장식 자기, 청자 그릇과 김용윤 도예가의 분청사기를, 허진수 부회장은 직접 사용해 오던 몽블랑 75주년 기념 은장 볼펜과 가방 2점을 내놓았다.

 ‘위스타트’ 나눔대사로 활동하며 매년 나눔에 동참해온 혜민 스님은 이번엔 즐겨 쓰던 정글모를 기증했다. 모자엔 친필 사인도 적혀 있다. 혜민 스님은 15일 트위터를 통해 기증 물품을 알리고 위아자 행사도 홍보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씨는 목걸이와 장식품을 건넸다. 목걸이는 연주회 때 착용했던 액세서리다. 달걀 모양의 장식품은 공연차 찾았던 러시아에서 구입한 것이다. 패션업체 제일모직은 배우 현빈이 입었던 정장 한 벌을 기증했다. 현빈이 방송 광고와 이미지 사진 촬영 때 입었을 뿐 아니라 팬사인회 참석 때도 착용한 ‘스마트 슈트’다. 크레용팝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증 행렬에 동참했다. 멤버 초아가 지난해 겨울 즐겨 착용했던 목도리다. 초아는 멤버 웨이와 함께 ‘딸기우유’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해 9월 25일 타계한 소설가 최인호씨의 유품도 나눔장터에 나왔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구입한 가면으로 서울 한남동 여백출판사 안에 있던 최씨 작업실에 걸려 있었다. 이 출판사 김성봉 대표가 보관해오다 기증했다. 최씨는 작가란 남의 경험을 마치 자신의 경험인 것처럼 써먹는다는 점에서 가면에 가려진 익명의 존재라며 이탈리아 가면을 아꼈다고 한다.

 이들 기증품은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수익금은 사단법인 ‘위스타트’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데 전액 사용된다.

이서준 기자 (http://joongang.joins.com/article/612/16127612.html?c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