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자원봉사자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된 위아자나눔장터! 지원하고 보니 봉사활동 날이 시험 전날이더군요. 그래도 이왕 지원했으니, 가 보자는 마음에 나갔습니다. 봉사단원들과 이야기해보니 다들 저와 같은 처지였어요. 불안하기는 했지만, 모든 활동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는 정말로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한가득이었습니다.

저는 명사기증물품 경매팀에 배정을 받아, 사전지원하는 팀에 지원해 오전 730분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침부터 중앙일보건물의 위스타트 사무실에서 기증물품들을 내리고, 차로 광화문 광장까지 옮기는 일이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잠깐이나마 위스타트의 사무실 내부가 어떻게 되어있고, 실무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오전 830분에 봉사단원들이 모였고, 팀별로 나뉘어 각자의 위치로 이동했습니다. 저는 명사기증코너에 속해있었습니다. 비정상회담 타쿠야의 백팩, 소녀시대 서연의 스냅백, 서인국의 가방 등의 연예인들의 물건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도자기나 값비싼 그림 액자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물건들을 조심스레 옮기고, 경매 순서에 따라 봉사 단원들 간에 가지고 나갈 순서를 배분하고, 목록의 이름과 실제 물품을 비교하며 익히고 나니 어느새 경매 시작시간이 다가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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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고, 저희 경매팀은 무거운 액자들과 앞순서에 있는 물품들을 경매장 뒤편으로 옮겼습니다. 옮기는 도중에 보니 벌써 오프닝 행사가 시작되고 함성소리가 들려왔어요. 사람들이 엄청 많길래, 왜 그런가 봤더니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무대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인기가 엄청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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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경매가 시작되자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물품을 맡은 사람이 경매품을 가지고 나가서 사람들 앞에서 보여준 뒤, 낙찰자가 누구인지 기억했다가 저희쪽으로 오시면 경매품을 같이 부스로 가져가서 포장한 뒤 계산까지 끝내고 보내드려야 했으니까요. 물건에 따라 경매가 금방 끝날 때도 있어서, 저희 팀 여섯 명이 끊기지 않게 행사 진행을 할 수 있도록 빨리빨리 움직여야 했습니다.

거물급 물건이 나올 때마다 경매장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MC들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람들이 손을 들 때마다 낙찰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했습니다. 타쿠야의 백팩 40만원 낙찰에서부터 시작해, 이세돌 선수의 바둑판은 250만원, 박근혜 대통령의 도자기는 700만원에 팔렸고, 고가의 낙찰가가 나올 때마다 기자들과 카메라맨이 와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쁜 표정으로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이 다 뿌듯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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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끝난 뒤에는 경매에 나가지 않은 명사기증품들을 파는 것을 도왔습니다. 막판에 거의 행사가 끝나가자, 남아있는 판매자도 몇 없어서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남은 가게들을 돌며 물건을 구경했습니다. 저희는 마지막까지 물건들을 모두 팔기 위해 힘을 합쳐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흥정을 했고, 오후 4시가 되자 판매를 종료했습니다.

우리 명사기증팀은 팀원간에 마음도 잘 맞고, 서로 협력할 일이 많다보니 활동을 하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봉사활동이 끝나고 우리는 모두 치킨집에 가서 치맥을 먹었습니다. 기증자는 남을 도와서 좋고, 구매자는 특별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고, 마지막으로 도움을 받는 어린이들까지 좋은 일석 삼조의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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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위아자나눔장터 자원봉사자 이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