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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선물처럼 전하는 한끼

“아빠! 이번 여름방학에는 시골 가기 싫어요.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저는 혼자 집에 있어도 괜찮아요. 점심은 김밥 사다 먹으면 돼요.”

초등학교 2학년 지영이는 시골에 가기 싫다고 아빠에게 떼를 쓴다. 혼자 지영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는 방학을 맞아 딸을 시골 할머니 집에 보내려 한다. 식사도 그렇고 혼자 지내야 하는 딸이 편치 않아서다.

지영이 아버지는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오면서 집안이 뿌리째 흔들렸다. 일하다 허리를 심하게 다쳤고, 그로 인해 직업도 잃고 아내와 이혼도 했다.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오늘도 건물 청소를 하러 집을 나선다.

밤늦게 대리운전까지 마치고 돌아올 때면 “이렇게 사는 것이 지영이에게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한다. 어려운 가계 사정에서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해야 하는 아버지는 방학이 되면 고민이 많다. 학교 급식이 끊기기 때문이다. 지영이와 같은 상황의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식사 횟수가 줄어든다. 학기 중이면 점심은 학교에서, 저녁은 지역아동센터에서 먹곤 한다. 그러나 방학이 되면 식사가 절박해진다. 급식지원카드를 들고 편의점을 향하거나 아니면 아예 굶기도 한다.

서울시와 여성가족재단이 함께 조사한 ‘결식우려아동급식개선연구 보고서(2015)’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방학기간 동안 식사횟수와 식사의 질이 모두 떨어진다고 진단한다. 편의점 김밥이나 패스트푸드로 한 끼를 ‘때우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단백질 식품군의 섭취나 과일 섭취가 일반가정의 아이들보다 떨어짐은 물론이고, 섭취 권장량에도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2004년 5월 창립해 국내 소외계층 아동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위스타트가 2017년 하반기를 맞아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을 제공하는 건강기회평등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매일 한끼의 식사 선물’로 아이들의 여름방학과 함께 시작해 연중 계속해서 펼쳐진다.

‘매일 한끼의 선물’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이연복 셰프(중식당 목란 대표)는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안다”며 “우리 아이들을 잘 먹이고 키워야 하도록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JTBC와 위스타트는 지난달부터 매일 한끼 선물 캠페인을 시작했다. JTBC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 제작팀은 온라인 크라우드펀딩으로 약 100만원을 모금했다. 이 돈으로 구리 위스타트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 40명에게 영양 가득한 식사와 비타민 많은 제철 과일을 전달했다.

이 뿐만 아니라 장성규 JTBC 아나운서를 포함한 아나운서 3명은 자신의 출연료 전액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도록 위스타트에 기부하기도 했다. 또 중앙일보와 계열사 임직원 112명은 아이들의 식사지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정기기부에 동참했다. 누구라도 캠페인에 동참하면 위스타터(we starter)가 되어 불우 아동들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어 주는 ‘천사’가 될 수 있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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