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키우는 복지 네트워크 위스타트 운동
[나눌수록 커지는 삶. 사회복지의 현장으로④] 한국복지재단 등 경기도 등과 결합

복지국가 건설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70~80년대 성장일변도의 국가 시책에 묻혀 그야말로 ‘시혜’에 머물렀던 복지를 삶의 질 향상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했던 문민정부 이후 14년이 흘렀다. 외환위기속에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생산적 복지를 기치로 전국민연금제도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 복지행정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고, 참여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국정목표로 정해 종합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가 세 번 바뀌는 동안 복지예산 규모는 늘어났고 복지의 개념도 ‘주는 복지’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복지’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재정은 여전히 모자라고 비효율적인 행정은 복지대상자의 자활자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양극화 해소의 주체. 중앙정부가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실천에 따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의 구현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국민들을 직접 대면하고 있는 지자체의 관심과 행정력이 뒷받침될 때 복지의 수준도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 그 어느 지자체보다 발빠르게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의 사례를 중심으로 17회에 걸쳐 특별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총론-복지행정 최일선, 지자체 의지가 중요
제1부 장애인의 재활과 이동권 보장
2. 불편은 있어도 불가능 없는 세상 위하여
3. 벽 없는 도시
제2부 양극화 개선
4. 꿈과 희망을 키우는 We Start!

5. 모자건강: 엄마와 아기 위한 사랑바구니
6. 빈곤, SOS 도와줘요!
7. 자활사업도 이제는 경쟁력이다
제3부 노인이 행복한 도시만들기
8. 은빛 출발! 은빛 신바람
9. 다시 뛰는 은빛 재취업 열기
10. 편안하고 건강한 노년
제4부 평생건강관리와 사회복지 증진
11. 업그레이드 공공의료! 찾아가는 서비스
12.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팜뱅크 의약품
13. 안심 식탁, 웰빙 식탁
14. 참여하는 사회복지관
제5부 양극화와 지방복지 행정
15. 시론

“몇 년 전만 해도 우리집 아이들은 응달진 곳에 숨어 자라는 여린 잎처럼 잔뜩 주눅 들고 의기소침한 아이들이었는데 지금은 온몸으로 햇빛을 받으려고 하는 건강한 새순 같은 아이들이 됐습니다.”

경기도 군포시가 지난 1년간 진행한 ‘위스타트 (We Start)’ 프로그램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는 김현미(가명) 씨의 소감이다. 김씨는 위스타트 프로그램이 늘 겉돌고 매사에 의욕 없어 하던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키를 쑥 자라게 해줬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우리(We) 모두 아이들에게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하자

위스타트 운동은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We)가 나서서 가난한 가정의 아동들에게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하고 확실한 삶의 출발(Start)선을 마련해줘 가난 대물림을 끊어주자는 시민사회운동이다.

외환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빈곤의 부작용이 가정파괴로 나타나면서 아동청소년의 정서불안, 영양결핍, 학습능력저하가 심각한 상황에 다다랐다.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며 고통하는 부모는 아이의 성장에 무관심하고 아이들의 상처는 계속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부모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무엇보다 균형있는 영양섭취가 중요한 시기에 잘 먹지도 못하고 청결치 못한 집에서 우두커니 TV만 보거나 골목을 배회하면서 슈퍼에서 도둑질을 배우기도 한다.

▲ 경기도 군포시 위스타트 마을의 보육센터에서 취학전 아이들이 보육교사로 부터 학습지도를 받고 있다. ⓒ 경기도 군포시

이같은 상황을 지역사회에 복지네트워크를 구성해 돌파하자는 시도가 바로 ‘위스타트 운동’이다. 지난 2004년 사회공동모금회, 한국복지재단 등 50여개 민단단체로 구성된 위스타트 운동본부가 발족된 후 경기도 등의 지방자치 단체와 결합해 ‘위스타트 마을’의 형태로 아이들이 어떤 공간 어떤 위치에 있던지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사업 초기에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았다. 앞서 언급된 김씨의 경우도 “위스타트 운동 초기만 해도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장 돈다발을 던져주지 않는 이상 끊을 수 없는 가난의 굴레를 어떻게 끊게 해주겠다는 것인지, 그냥 그렇고 그런 일시적인 수혜사업 중 하나일 것이라는 지독한 편견도 가지고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지 1년이 지나자 “각 가정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짜인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개성이나 특성을 살릴 수 있게 해주었고 부모조차도 깨닫지 못한 내 아이들의 많은 특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씨 역시 “큰아이는 내성적인 성격이 아니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던 것이었는데 운동에 소질이 있고 지금은 학급임원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활달한 아이였다는 것과 작은 아이는 산만한 아이이기 보다는 주변 사물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고 특히 미술을 매우 좋아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출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가족이 “늦은 출발일줄 알았는데 겨우 반걸음 밖에 차이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 지금. 위스타트 운동의 성공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빨리 실천에 옮긴 경기도 군포시의 사례를 통해 운동의 의미와 성과를 살펴보자.

경기도, 전국최초로 위스타트 마을 선정해 사회안전망 구축작업 나서

경기도는 자지단체 최초로 위스타트 마을 1차 대상지역으로 군포시 산본 1동을 비롯한 3개 지역을 선정하여 복지·교육·보건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 12세 이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안전망 구축작업에 나섰다. 현재는 수원시 우만 1동, 광명시 하안3동, 고양시 주교동, 양주시 회천2동, 구리시 수택2동으로 사업을 확대실시중이다. 프로그램은 마을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 자원봉사자들이 요리만들기 수업과 학습지도를 도와주고 있다. ⓒ 경기도 군포시

이들 마을 중 군포시 산본1동은 아동들의 연령별 특성에 맞춘 교육 및 보건 서비스 실행과, 지역 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연계해 나가는 종합 복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동사무소, 복지관뿐만 안경점, 목욕탕, 병원 등이 후원자로 결합하고 여기에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보태 탄탄한 ‘위스타트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산본1동이 위스타트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는 군포시 11개 동 중 국민기초수급자, 모자가정, 부자가정 아동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2005년 11월 기준으로 산본1동의 국민기초수급자, 모자가정, 부자가정의 12세 이하 아동 수는 345명으로 금정동 148명, 궁내동 12명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산본 1동은 낡은 단독 및 다세대 주택, 영구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지역으로 토착형 저소득층 지역으로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대부분은 방하나 부엌하나의 반지하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주변 산본 신도시 개발에 따른 소외감도 심하다. 산본1동 동사무소 주변에는 30년은 더 돼 보이는 페인트칠 벗겨진 건물에 전기 줄 엉켜있는 등 청소상태가 불량 연립주택이 다수 있었고, 골목이 좁은데다 차들이 엉켜 주차돼 있어 아이들이 놀 공간을 거의 없어보였다.

‘위스타트’ 성공케이스 군포시, 가족의 변화까지 묶어내는 종합복지 지향

▲ 경기도 군포시 위스타트 팀은 월 2회 개별 아동에 대한 사례회의를 통해 필요서비스를 결정한다. ⓒ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 위스타트 운동의 특징은 한 아이 한 아이에 대한 철저한 사례 관리를 통한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스타트 팀은 프로그램에 등록돼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산본1동으로 전입한 가정의 상황을 즉시 조사한 후, 월 2회 모든 사업 진행자들이 모여 아동의 문제를 체크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결정하고 있다.

현재 군포시 위스타트 프로그램 아동청소년 대상자는 총 242명. 0-7세까지의 영유아가 47명, 그중 유아 14명은 지역보육센터에서 오후시간 보살핌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195명은 중 27명은 교회건물을 개축한 ‘꿈의집’ 공부방에서, 40명은 지역 매화복지관의 ‘별빛 교실’에서 공부를 지도 받고 있다. 180여명은 수영, 태권도, 피아노 등 특기 수업을 지원받고, 관모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은 대상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운영팀은 총 11명. 군포시청에 3명의 운영팀이 사업내용을 기획하고 조율하고 있으며, 위스타트 센터에는 사회복지사, 방문간호사, 정신보건간호사, 보육교사가 각각 1명씩 2개의 공부방에 교사가 2명씩 배치돼 있다.

군포시 위스타트팀은 아이 뿐만 아니라 가정의 변화까지 도모하고자 한다. 부모와 조부모의 우울증과 건강상태도 함께 고려해 필요서비스를 연결해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부모님의 일자리 상담을 통해 가정의 경제적 안정도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선주 군포시 위스타트 팀장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지자체 등에서 많은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교육·복지 ·건강을 함께 챙기면서 가족의 변화까지 묶어낼 수 있는 종합계획이 위스타트 운동”이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부모 없는 세자매, 위스타트와 함게 ‘스타트’

효정(가명,11세), 유정(가명.8세), 희정(가명.8세), 세 자매는 3년 전 부모가 가출한 후 3개월 동안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먹고 입는 것을 해결한 후에야 외조모를 만나 함께 살게 됐다. 위스타트팀이 세자매를 발견한 당시 효정이의 학습능력은 중상위였으나, 유정이와 희정이는 언어능력과 발음에 문제가 있는 학습능력에 장애가 있었고 학교에서도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 세자매는 습기많고 난방이 되지 않는 반지하방에 거주하고 있었고 화장실도 고장 나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태였다.

운영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주거환경개선을 실시해 아이들이 집에서 육체적 정신적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아이들을 지역아동센터로 입소시켜 급식·학습을 지원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외조모를 위해서는 가사도우미지원 서비스를 연결했다.

정신건강검진 결과, 세 자매 모두 과잉행동장애 판정을 받았고, 인근 소아정신병원과 연계하여 6개월 간 약물 및 상담치료를 받았고 언어치료원과도 연결돼 치료를 받았다.

현재, 의견을 솔직히 말하지 못했던 효정이는 당당히 발표하는 습관을 들였고 친구들과의 사이도 좋아졌다. 유정이는 수학 성적 100점을 자랑하고 글짓기 대회에서도 1등을 하기도 했다.

효정, 유정, 희정 세 자매의 이같은 변화는 위스타트 팀의 ‘건강지킴이 만들기’ ‘교육출발선 만들기’ ‘행복한 세상만들기’ 세 프로그램에 의한 종합적인 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건강지킴이 만들기’, 정신 육체 건강 모두 체크

‘건강지킴이 만들기(보건분야서비스)’ 중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정신보건사업이다. 정상적인 양육과 교육을 받지 못할 경우 아동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것이 학업부진이나 교우관계의 문제, 해동 조절의 이상 등 더 큰 문제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상태가 심화되면 2차적으로 부모와의 갈등, 자존감의 저하, 우울증 등으로 발전해 더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군포시는 체계적인 정신보건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들에게 건전한 인격 형성의 기초를 마련하고자 지역 정신보건센터와 신경정신과 병원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산본 1동 저소득 소외계층 자녀중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실시, 고위험 아동 조기발견, 적절한 치료 및 상담을 받도록 도와주고, 체계적인 정신보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권은경 위스타트 정신보건간호사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 일반의 거부감이 많았다. 또 저소득층은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제시해도 신경을 안 썼다”고 사업초기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권 간호사는 “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을 치료받지 못하면 공부방에서도 적응을 못한다. 이들은 나중에 알코올 중독, 약물중독, 인격 장애 등으로 빠지기 쉽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개입해 치료를 받게 해야 일반인들과 잘 살 수 있다”며 “아니면 나중에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군포시 보건소는 위스타트팀과 함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치아 홈메우기, 불소겔도포 치료를 시행했고 경기도 건강검진센터는 아동건강검진을 지원했다. ⓒ 경기도 군포시

이외에 군포시 보건소는 구강검진사업의 일환으로 치아 홈메우기와 불소 겔도포 등의 치과 치료를 도와주고 있고, 경기도 건강검진센터는 98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 42명에 대해서는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2차 정밀검진을 받도록 했다.

영양보충사업도 펼치고 있는데, 이 사업에는 군포시약사회 등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한약 제공 등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005년 군포시 위스타트 팀의 후원을 요청하자 약사회가 한약을 조제하는 약국을 소개하고 후원을 약속 한 상태. 현재는 14개로 후원약국이 늘어나 한약뿐만 아니라 노인 보호자를 위한 칼슘제 등도 후원되고 있다. 가족의 건강까지 챙기는 이유는 가족 전체가 건강해야 아이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선주 팀장은 “약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만족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물품을 후원해도 어디로 가는지, 누가 쓰는지를 몰랐는데 위스타트에서는 확인이 되고 꼭 필요한 사람이 쓴다는 걸 알게 되니 후원자들이 안심을 한다”고 말했다.

‘교육출발선 만들기’,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아이보호 뿐만 아니라 학습능력 향상

교육출발선 만들기는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센터 운영, 학교사회복지, 기초학력증진사업, 방문보육사업, 그리고 1인 1특기 갖기 사업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위스타트 보육센터는 유치원에 다녀온 후 갈 데 없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교실 2개에 컴퓨터가 한 대씩 있고, 벽은 책과 장난감 등의 교육자료로 채워져 있다. 14명의 아이들은 1시 반부터 6시까지 선생님 두 분과 1대 1씩의 집중교육을 받는다. 사설 기관에서 한 선생님 당 학생수가 20-30명인 것에 비하면 학습효과가 큰 편이다.

공부방에 있던 응탁(가명)이는 “유치원 밥 먹고 놀다가 여기 와요. ‘탱그램’ 놀이와 ‘한글연습’이 가장 잼있어요”라며 웃었다. 현미(가명)는 “간식 중에 바나나가 제일 맛있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이종안 선생님은 “이곳에서는 규칙적인 공부습관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편식이 심한 아이들을 위해 멸치나 과일을 먹인다. 수요일은 과일의 날로 정해 정기적으로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육센터의 위층은 위스타트 아동 도서실로 꾸며졌다. 총 3500여권의 책이 마련돼 있다. 이중 1000여권은 지역인사들의 후원이 있었다. 독서실과 소그룹 학습방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위스타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요일을 정해 방문한다. 이곳은 순수하게 자원봉사자에 의해서 운영된다.

▲ 1인 1특기 갖기 프로그램중 아동미술 수업모습. ⓒ 경기도 군포시

초등학생들을 위한 공부방은 총 3개. 위스타트 프로그램에 속한 아이들의 70%가 거주하고 있는 산본1동의 영구임대아파트 옆에 위치한 매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되는 ‘별빛교실’은 야간까지 방임되는 아동을 위한 야간 공부방이다. 받아쓰기 등 학습지도, 아동스포츠, 레크리에이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매우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는데 조미현 교사는 “현재 6학년들의 평균 성적이 80-90이 된다”고 자랑했다.

군포 위스타트가 또한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학교사회복지다. 아동복지는 지역사회 복지네트워크와 가정의 유대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정서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산본1동의 관모 초등학교 2층에는 학교사회복지사가 상주하는 교실이 있다. 학교사회복지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적응력 높이는 교육과 학교폭력예방교육 등을 실시하고 담임선생님이 의뢰하거나 자발적으로 상담을 신청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방과 후에 상담진행과 함께 생일잔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학교사회복지는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필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보건교사가 학생 상담, 정신건강 진단 등을 해왔지만 그 역할에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학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 곳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행복한 세상 만들기’, 지역사회네트워크가 위스타트 운동의 기본

가정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다. 머물고 싶은 가정환경이 아닐 경우 아이들이 집에 안 들어가고 밖으로만 겉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포시는 2005년 2000만원의 예산으로 아이방 도배, 싱크대 교체, 스탠드·책꽂이 지원을 실시했다.

또 가족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가족캠프,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체험, 가사 및 반찬지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봉사단체 ‘로타렉트’와 함께 의왕시에 있는 허브농장으로 가족 야유회를 떠났는데 처음으로 아동과 함께 네 사람의 아버지가 참석해 가족기능회복의 청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 가족기능 회복을 위한 가족문화체험 모습. ⓒ 경기도 군포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지역사회네트워크의 힘도 주목할 만하다. 동내 한 찜질방은 아이들을 위해 목욕탕 이용을 후원하고 있다. 보육센터 아동 14명과 ‘꿈의 집’ 아동 27명은한 달에 한번 이마트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목욕을 한다. 한 음식점 사장님은 아이들이 목욕갈 때 차량을 지원해 준다. 안경원은 작년 11월부터 1일회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안경을 맞춰주고 있다.

군포시 위스타트 팀의 문주라씨는 “관은 지역의 자원을 네트워킹 하고, 민간이 복지 대상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현황에 맞춰 주도적으로 맞춤서비스를 하도록 하는 게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미래의 소중한 자원, 건강·교육·복지 삼박자 관리로 잘 키워야

위스타트 마을 구상의 현실화를 위해 노력한 3년. 이 기간동안 경기도 내 시범지역은 8개로 늘어났고, 서울시와 강원도에서도 시범사업을 시행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군포시에서 위스타트 프로그램으로 아동복지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이선주 팀장의 소감이 남다르다.

이 팀장은 “지금까지의 아동복지 정책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도와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복지·건강은 함께 생각하지 못했다. ‘공부방’ 강화만이 아동복지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왔었다”며 “그동안 아무도 들어주지도 봐주지도 않았던 저소득층의 어려운 생활실태를 위스타트가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해결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이 사업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한 마을당 사업비가 3억으로 책정돼 있는데 임대료, 인건비, 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이 돈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효과는 매우 크다. 안정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스타트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열정이 중요하다”며 “관계자들의 열정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사랑이 부족해 쌓이는 아이들의 불만이 사회문제화 되기 전에 지역사회가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내년 산본1동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동 아이들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난한 가정의 아동에게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Start’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헤드 스타트(Head Start)’, 영국의 ‘슈어 스타트(Sure Start)’, 캐나다의 ‘페어 스타트(Fair Start)’로 이름은 다르지만 복지와 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주자는 취지는 비슷하다.

미국 헤드 스타트(Head Start) 운영팀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램 진행에 한 가족당 1만2,356 달러가 소요되는 데 비해, 대상 아동들이 사회의 건전한 노동력으로 자라나 내는 세금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는 이득이 10만 8.002달러로 9배의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방치하면 미래에는 두고두고 사회의 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지역사회의 복지 인프라와 자원을 파악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시켜주고 미래의 소중한 자원으로 키우는 일. 지금 바로 필요한 일이다.

ⓒ 데일리서프라이즈<!기사내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