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장터 이모저모
DJ 친필 휘호 담긴 백자 50만원

전주 위아자 나눔장터의 명사 기증품 경매에서는 여자 영화배우이자 아마추어 권투선수인 이시영의 사인이 있는 파란색 권투 글러브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3만원에서 경매를 시작했는데 3배인 9만원에 낙찰되었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내놓은 매화 그림도 주목을 받았다. 10만원에서 출발해 8차례의 호가 경합 끝에 18만원에 낙찰됐다. 이 족자뿐만 아니라 정세현 원광대 총장이 기증한 도자기를 12만원에 낙찰받은 김윤경(48·교사)씨는 “구매가 곧 자선이라는 생각으로 구입했으며, 두 점 모두 낙찰 금액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값에 팔린 것은 최진호 전북도의회 의장이 쾌척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담긴 백자(白磁)였다. 이를 50만원에 산 송진우(59)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50만원을 보태 가슴이 뿌듯하고, 존경하는 김대중 선생님의 숨결이 담긴 작품을 장만했으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냐”며 웃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내놓은 크리스털 펜 홀더는 시작가격(3만원)의 두 배가 넘는 7만원에 낙찰됐다. 정성후 전북대병원장이 내놓은 자전거는 7만원에서 출발해 여러 명이 경합한 끝에 두 배가 넘는 16만5000원에 팔렸다. 장전배 전북경찰청장의 등산 스틱 2개는 각각 5만원에 출발해 12만원과 8만원에 낙찰됐다. 스틱을 구입한 김근성(72)씨는 “20년가량 등산을 다녔다. 유명한 분이 간직했고 품질도 좋은 제품을 싸게 사서 좋고, 이웃 돕기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선수가 사용했고 사인을 한 배트는 15만원에 팔렸다. 배우 전혜빈이 입었던 검은색 셔츠는 3만원에, 런던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양학선 선수가 입었던 유니폼은 4만원에 팔렸다.

채정룡 군산대 총장이 내놓은 합죽선은 10만원, 송하진 전주시장이 기증한 찻잔 세트(2개)는 7만원, 문동빈 군산시장의 머플러 세트는 4만원, 김경수 검사장의 장식용 상감청자는 2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아름다운가게 정읍 수성점의 김정훈(39)씨는 “소중하게 간직해 온 애장품을 희사하신 분들의 정성을 감안해 기증품마다 만만치 않은 금액에서 시작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날 전주 위아자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총 50점이었는데 이 가운데 35점(총 270만원)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갔다. 유찰된 기증품들은 전북지역 아름다운가게 7개 매장에서 나눠 보관·판매한다.

이해석 기자 [lhs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