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젊은 엄마와 20년 차이가 나는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승호(가명)는 지금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아빠는 결혼전 사업에 실패하여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고, 술을 마시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알코올 중독으로 변해갔습니다. 엄마와 결혼한 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술을 마시고 아빠 스스로 병원에 입원한 후 퇴원하고, 또 다시 술을 마시고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수차례 반복하였습니다. 한동안은 입원하기를 완강히 거부하며 집안 살림살이를 집어던져 주변으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아빠가 생활비를 벌지 못하자 다문화 엄마가 직접 생계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우리말도 서툰 엄마는 식당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여 살림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엄마 혼자 벌이를 하기를 몇 년.. 몸과 마음이 지친 엄마는 아빠와 이혼을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술도 끊고 열심히 일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엄마 아빠는 다시 결혼생활을 이어 나갔고, 아빠의 다짐이 얼마가지 못해 아빠는 또 다시 술을 먹으며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어느 날 인내심에 한계에 다다른 엄마는 승호를 데리고 경상남도 고성까지 갔으며, 한동안 돌아오지 않고 아빠와의 이혼을 다시 결심하였습니다. 아빠와 엄마의 다툼이 다시 시작되었을 때 승호는 겨우 7살이었습니다. 어린나이에 힘든 과정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재판으로 아빠와 엄마는 이혼을 하게 되었고, 승호는 다시 아빠의 곁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빠는 술을 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환청과 환상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를 대신하여 왼팔에 신경이 끊겨 마비되어 팔을 제대로 쓸 수 없는 할머니가 승호를 돌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할머니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한 엄마를 많이 걱정하시고 있습니다. 성당에 가면 승호엄마를 위해, 승호를 위해, 아빠를 위해 항상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승호는 2012년 8월부터 지역아동센터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 다닌지는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또래 다른 아이들보다 적응력이 빨라 쉽게 아이들과 어울려 지낸다고 합니다. 좋은 가정환경은 아니었지만 그에 비해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엄마가 보고 싶을 나이이지만 아빠와 할머니가 걱정할까봐 집에서는 엄마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 듯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승호는 또래 아이들처럼 밖에서 뛰어노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자전거타기를 제일 좋아한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면 고작 아파트 놀이터까지 가는 것이 전부이지만 승호에게는 무척이나 신나는 경주입니다. 재미있는 자전거를 타면서 어느 아이들처럼 큰 꿈을 가질 만도 하지만 승호는 아주 작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사원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특별한 회사도 아닌 그저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아빠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잦은 입·퇴원, 한국문화가 서툰 베트남 엄마와 아빠의 다툼, 연세 많은 몸이 불편한 할머니 밑에서 자라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한 승호에게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또 위대한 꿈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픔을 겪어야 했던 승호에게 밝고 희망찬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글 : We Start 삼척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