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로 ‘겨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장년층에게는 빨갛게 튼 볼과 손. 그리고 군고구마와 붕어빵이 있다. 빨갛게 튼 손으로 호호 불어먹던 붕어빵은 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겨울 대표 간식이다.
시작은 붕어 모양의 틀에 구운 빵 안에 팥소를 넣은 붕어빵 하나 뿐이었으나 지금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다. 그 다양해진 붕어빵을 먹으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다. 이 많은 종류의 붕어빵에는 공통의 키가 있을텐데 무엇일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수천, 수만의 어린이들에게도 관통하는 키가 있을텐데 그건 무엇일까. 우리는 그 키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하고 있나. 다시 붕어빵으로 돌아가자.
얼핏 생각만 해도 붕어빵, 잉어빵, 국화빵 등이 떠오른다. 자세히 알아보면 비슷하지만 더 많은 이름이 있다. 연천에는 주먹도끼빵이 있고 경주 양남에는 주상절리빵이 있다. 울진에는 대게빵이 있고 전라남도 강진에는 황가오리빵이 있다. 각 지역마다 대표하는 붕어빵들이 있는 셈이다. 각각의 붕어빵은 틀의 모양에 따라 기본적으로 이름이 갈린다.

때로는 빵을 구성하는 밀가루 빵에 쌀이 들어가기도 하고 그 함량에 따라 종류가 갈리기도 한다. 그런 다양한 붕어빵들이 있음에도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팥으로 된 소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붕어빵에 붕어는 없지만, 황가오리빵에 황가오리는 없지만… 모든 OO빵에 OO은 없지만 팥소는 있는 셈이다. 우리 어린이들도 비슷하다. 비슷한 나이 또래에 비슷한 교육을 받고 자라지만 모든 아이들은 다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신체조건이 다르기도 하고 특기가 다르기도 하다.
때로는 가정 환경에 따라 겉으로 언뜻 비춰지는 모습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어린이들에게는 붕어빵의 팥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알맹이가 있다.위스타트는 그 붕어빵의 팥소와 같이 많은 어린이들의 다양함에도 그들을 묶어주는 핵심고리를 인성이라고 부른다.
각각의 개성과 특성을 돋보이게 해주는, 그러면서도 내실을 알차게 채워주는 팥소의 역할을 하는 인성. 특별하게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으나 인성은 많은 다양한 요소들의 총체로 길러진다. 때로는 자존감이 도드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배려와 공동체성으로 그 특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로는 사회성이 중요시되기도 하고 예의범절이 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인성을 구성하는 덕목은 모두 그 어린이가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필수요건들이다.
인성의 요소들은 절대 주입식 교육으로는 길러지지 않는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직접 체득하고 습관으로 만들어 삶에 끊임없이 반영되지 않으면 절대로 본인의 인성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위스타트는 크게 4가지의 필수항목(Being Becoming, Belonging, Blending)과 거기서 파생되는 덕목을 정하고 4가지의 매체(가면, 요리, 잡지, 사진)를 활용해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모든 수업은 체험과 아이들의 직접 참여, 그리고 서로에 대한 피드백으로 이뤄진다.
전국에서 프로그램이 3년째 진행 중이고 모든 센터에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위스타트는 2014년 1년여간의 논의 끝에 상대적 박탈감이 지금 시대 어린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2015년 어린이들의 인성을 길러주는 4B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를 위스타트의 새로운 핵심 사업의 하나로 정해 집중하고 있다.
위스타트는 모든 어린이들가 다른 친구를 배려하면서도 자존감이 높고 모든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며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질서와 약속을 잘 지키기는, 궁극적으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우리 주위의 모든 어린이가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계속 피워 가려 한다.
또한 위스타트는 많은 어린이들이 그렇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지지해주고 응원해주고 때로는 지원해주는 그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어른이 바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위스타트의 기부자, 관계자들이 그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겨울을 맞아 눈에 띈 붕어빵에서 떠오른 단상이다. 길고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어린이가 그 그림자에서 꽃을 피우고 그림자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힘을 길러주는 “너였으면 좋겠어” 캠페인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였으면 좋겠어”.
🖋️글 | 박병헌 (위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