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성장은 단순히 지식의 축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학업적인 성취는 중요한 목표일지 모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경험은 이러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처음 만난 그 아이

몇 달 전, 아이들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김다니엘, 중학생이었고, 수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다니엘은 쉽게 포기하고 자기 자신을 비하하곤 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저는 어차피 못해요”라는 말을 습관처럼 뱉어내곤 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자신감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대화를 통해 다니엘이 오랜 시간 동안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를 그렇게 믿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칭찬과 격려

인성수업 시간, 우리는 ‘긍정적인 자기 대화’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못해요”라는 말을 “아직 연습이 부족한 것 같아요”로 바꿔보자고 제안했을 때 다니엘은 처음에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수업 중 작은 문제를 해결했을 때 “너 정말 잘하고 있어.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걸 보니 대단해”라고 말하자 그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습니다.

그날 이후, 수학 문제를 풀 때 다니엘의 태도는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틀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문제를 맞힐 때마다 스스로 “할 수 있구나”라고 말하며 작은 성취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 이거 좀 어려워요”라는 말을 하며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했던 아이, 채은

 다른 한편으로는 항상 조용하고 자기 주장을 잘 하지 않던 아이, 채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종종 안타까웠습니다. 채은이는 베이킹을 좋아했는데, 인성수업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함께 쿠키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너의 아이디어 정말 좋은데? 친구들에게도 알려줄래?”라는 말에 조금씩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채은이는 친구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이 만든 쿠키를 자랑스러워하며 나눠주었습니다. 이 경험은 그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 그 후로도 그녀는 수업에서 더 자주 의견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

현장에서 만난 다니엘과 채은이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닙니다. 이는 인성교육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은 단면일 뿐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 아이들의 마음속에 긍정과 협력,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줍니다.

 인성교육은 아이들에게 단지 ‘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힘을 길러주는 과정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여야만 아이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오늘도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의 밝아진 눈빛을 보며 다짐합니다. “이 작은 변화들이 결국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거야.” 인성교육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글 | 큰사랑지역아동센터 황경숙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