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스타들 애장품 나눔 릴레이
설경구·주원, 영화·드라마 소품
오치균 화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
농구 김승현, 장터서 사인공 판매

국내 최대의 나눔축제인 ‘2014 위아자 나눔장터’가 19일 서울·부산·대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행사를 이틀 앞두고 명사들의 동참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명사들의 기증품은 위아자 나눔장터 행사 당일 경매와 특별판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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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분청사기를 기증한 데 이어 정홍원 국무총리도 20년 전 직접 구입한 도자기를 기증했다. 넉넉하고 안정적인 둥근 모양에다 한국적인 멋을 담은 문양이 새겨져 있는 도자기다. 정 총리가 자택에 두고 감상해 오던 애장품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오랫동안 기부 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행사의 취지를 듣고 선뜻 동참하게 됐다”며 “의미 있는 물건을 기증하기 위해 정 총리가 거의 이틀 동안 고르고 고른 물건”이라고 전했다. 많은 국민이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되길 바란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고 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로만손 손목시계를 나눔장터에 보내왔다. 금색 테두리가 시계판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3년 전 최 부총리 부인이 구입해 선물한 것이다. 최 부총리가 평소 소중하게 생각하며 착용해 온 시계지만 나눔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에 기꺼이 기증하게 됐다고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청자 다기(茶器) 세트를 기증했다. 이 총재는 “부드러운 다기의 모양이 좋아 구매했다. 쓰지 않고 소장하고 있었다. 중앙일보에서 좋은 취지의 행사를 한다고 해서 동참하는 차원에서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제주 전통 물동이 세트인 ‘물허벅’을 기증했다. 장관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으로 제주도에 갔을 때 선물받은 것으로 김 장관이 집무실에 두고 보관해 왔던 물건이다. 김 장관은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이 많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여성이 취약한 부분이 있고 특히 지방 여성의 삶은 더 취약한 상황”이라며 “그래도 이 물허벅을 보면 제주 여성의 강인함이 물씬 느껴진다”고 밝혔다.

 연예계 인기 스타와 문화계 명사들의 나눔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가수 JYJ의 재중·유천·준수는 아시아 8개 도시 투어 공연의 앙코르 무대에서 입었던 티셔츠를 내놨다. 스타의 땀과 노력이 담긴 옷을 차지하기 위한 팬들의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흥행보증수표로 우뚝선 배우 하정우씨는 자신이 그림을 그린 우산을 보내왔다. 배우 설경구씨는 곧 개봉할 영화 ‘나의 독재자’를 촬영할 때 입었던 옷 한 벌을, 배우 주원씨는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촬영 당시 사용하던 지휘봉에 사인을 해 기증했다. 뮤지컬스타에서 무비스타로 진화한 배우 조승우씨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말아톤’과 드라마 ‘신의 선물’의 친필사인 DVD를, 톱모델 강승현씨는 크로스백을 보내왔다. 

 한국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 화백의 등단 40주년 기념 수첩인 ‘몰스킨 허영만 스페셜 에디션’도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만날 수 있다. 필기구 전문업체인 ‘항소’의 송하철 대표가 기증한 물건이다. 송 대표는 허 화백의 대표 작품인 ‘각시탈’의 주인공 캐릭터를 담은 와인도 함께 보냈다.

 생존 화가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화가로 꼽히는 오치균 화백은 본인의 그림 중 가장 사랑받는 ‘감’ 시리즈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찻잔과 스카프, 쿠션 등을 나눔장터에 내놨다. 모두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 한정생산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화가가 선물용으로 주고 있는 것들이다.

  김승현 전 농구 국가대표 선수는 19일 서울 광화문 장터에 나와 사인 농구공을 기증하고, 판매도 직접 할 예정이다.

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