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 나눔장터 이모저모
사회적 기업 33곳 재활용 박람회
시계·가구·악기 수리병원도 북적

위아자 나눔장터를 찾은 외국인을 위해 통역봉사에 나선 김한솔·이웅배·장봉준씨(왼쪽부터).

 

“인라인스케이트, 가방, 신발… 새것처럼 깨끗하고 저렴한 물건 많아요!”14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위아자 나눔장터. 이곳에 ‘작은 가게’를 연 이명기(12·이대부속초6)군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이군은 어릴 적 모은 유희왕카드, 저학년 때 이용하던 책가방, 작아서 신지 못하는 인라인스케이트 등 수십여 점을 갖고 나왔다. 누구보다 밝고 활기차 보였다. 2009년 9월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1년 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가 선보인 물건들은 투병 생활 중에 구입해 놓고 사용하지 못한 것들. 이군은 “2년 전 골수이식을 받고 이제는 거의 완치됐다”며 “나에겐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다른 친구들이 잘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군 같은 어린이 ‘장돌뱅이’의 판매처가 69개나 됐다. 고양 화수초등학교 환경보호동아리 ‘에코밀레니엄’ 회원들은 옷은 물론이고 어릴 적 갖고 놀던 장난감, 딱지 등도 선보였다. 6학년생 최지웅(12)군은 “오늘 수익금의 절반은 위아자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급성백혈병에 걸린 우리 학교 친구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휴일을 반납하고 장터를 열었다. 본청 및 산하기관 직원들이 옷, 책, 생활용품 등 2000여 점을 내놨다. 서울시 주최로 올해 처음 ‘재활용 박람회’도 열었는데 여기엔 33개 사회적 기업이 참여했다. 나만의 장난감, 친환경 비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폐현수막을 이용해 만든 가방 등을 전시, 판매했다. 서영관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쓰레기도 재활용하면 좋은 자원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구만 대상으로 했던 ‘수리병원’이 올해는 수리 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했다.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고장 나거나 망가진 가구를 필두로 시계, 기타, 의류 등이 몇 분 만에 쓸 수 있는 물건으로 바뀌었다. 무뎌진 칼을 들고 나온 황남석(68)씨는 새로 고친 칼을 받아들고 기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7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외국어 통역, 교통질서 유지, 안전관리 등에서 제 몫을 단단히 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담당한 조유진(24·연세대 도시공학과4)씨는 “졸업을 앞두고 스펙 쌓기, 영어공부도 중요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해 자원절약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건 그보다 의미가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최종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