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처음 본 한별(가명)이는 다른 아이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한별아~~~~안녕!”
우두커니 바라만 보다 방으로 쏙~들어가 버린 아이! 맑은 눈을 가진 아이!
한별이의 첫인상이었습니다. 한별이는 선천적으로 귀가 없어서 잘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별이는 노래도 흥얼거리고 묻는 말에 대답도 하려고 했습니다.
어머님께 “한별이가 들을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어머님의 대답은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사실 검사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감히 정밀 검사를 못해봤어요”
엄마는 아이에게 보청기와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만 알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지역 사회사업실 연계로 정확한 진료와 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우선 급선무인 보청기지원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습니다.
한별이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면 가장 행복했고 아무 문제가 없는 아이였습니다. 언어구사능력은 많이 떨어졌지만 대충 눈빛과 입을 보면서 소통을 했고 엄마, 아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귀염둥이 막내였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아이의 몸에는 자주 상처가 보였습니다. 집에서는 귀염둥이 막내였는데 어린이집에서는 또래와 소통이 잘 안되다 보니 친구들과의 잦은 다툼이 생겨났던 것입니다. 이제 곧 학교에도 가야해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보청기를 지원해주겠다는 기쁜 소식이 들렸습니다. 2013년 여름 인공 와우보청기를 이식하고 집에 오던 차 안에서 한별이는 처음으로 자동차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빠! 이게 자동차 소리야!”
가족들은 차안에서 숨죽여 울었습니다.
“아빠, 엄마. 언니, 오빠”
발음이 정확하진 않았지만…….가족에게는 또 하루의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한별이는 항상 얼버무리던 대화를 정확하게 하게 되었고
주변에 친구들도 하나둘씩 한별이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이젠 한별이는 혼자 걸어서 위스타트도 놀러옵니다. 하루는한별이가 사무실 문을 열면서 “Hi”라고 인사를 하는 모습에 모두 놀랐습니다.
“한별이 영어 정말 잘하는구나.”
“누가 알려줬니?”
“나중에 여행가려고 배웠어요. 저 다른 나라말도 할 줄 알아요.”
“곤니지와”
소리가 한별이에게 꿈을 갖게 했습니다. 한별이의 꿈은 여행가입니다. 미국도 가고 싶고, 일본도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TV에 나오는 여행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고 혼자서 여기저기를 다니는 꿈도 꿉니다.
“선생님 저는 세계 여행을 하는 게 꿈이에요”
이젠 한별이 혼자만의 꿈이 아니라 위스타트가 함께 꿈을 키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