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위아자 나눔장터에 정·재계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담긴 기증품이 줄을 이었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할아버지인 매산(梅汕) 황영두(1881~1957) 화백의 도록 다섯 권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액자에 담아 기증했습니다. 황 회장은 “할아버지는 15세 때 고종 황제 어전에서 시필하고 칭찬을 받았던 분”이라며 “매일 아침 할아버지가 그린 매화 그림을 보며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은 황 회장이 2012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호수를 직접 촬영한 작품입니다. 그는 “자택에 걸어두고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보며 위안을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30년 전 일본 아리타현에서 구매한 백자 화병을 내놨습니다. 하 부회장은 “은은한 빛깔로 튀지 않으면서 이목을 끌어 감상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송대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에비앙 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성현·전인지 선수가 사인한 대회 모자와 골프공을 보내왔습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넥타이 가죽 케이스를 내놨습니다. 이종욱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는 “나눔으로 더 밝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며 파카 만년필을, 홍명희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은 명품 구두와 선글라스를 보냈습니다.
정계 인사 중에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2008년 조계종 제12대 종정 법전스님에게 받은 팔만대장경 복사본을 기증했습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놋그릇을,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저서 『표창원 추리 여행 에세이-셜록을 찾아서』 다섯 권에 친필 사인해 내놨습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1994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살아있는 전설-레전드 사물놀이’의 기념행사에서 받은 소고를 기증했습니다. 사물놀이 대가인 김덕수·이광수·최종실·강민석 등의 서명이 담겼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경찰과 닮았다”면서 꽹과리를 기증했습니다.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고대 제단 건축물에 속하는 중국 천단이 새겨진 채색 유리 접시를 기부했습니다. 추 대사는 “중국대사관에서 국빈에게 선물하는 특별한 물건”이라 설명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기부행렬에 동참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8월 ‘옥탑방 한 달 살이’ 때 사용했던 부채를 보내왔습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몽블랑 만년필과 찻잔 세트를 내놓으며 “추억이 많은 만년필로 만사형통하고, 차 한잔으로 여유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매도시인 대만 타이베이에서 선물 받은 다도 세트를 기증했습니다.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위아자 나눔장터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프로축구 경남FC의 유니폼에 직접 사인을 해 맡겼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좌우명인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덕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다)’이 적힌 족자를 보내왔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자선 바자인 ‘위아자 나눔장터’가 21일 열립니다. 이번 위아자나눔장터는 서울(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일대), 부산(송상현광장 내 선큰광장),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전(보라매공원)에서 동시에 개최됩니다. 서울은 정오부터, 부산·대구·대전에서는 오전 11시부터 행사가 시작됩니다.
지난 13년간 위아자 판매 수익금은 17억2646만원으로 전액 위스타트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저소득층 어린이 지원에 사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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