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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0일에 열리는 2019 위아자 나눔장터를 앞두고 명사들의 기증품이 잇따르고 있다. 첫 기증품의 주인공은 염수정 추기경이다. 염 추기경은 김수환 전 추기정 선종 10주기 사진첩을 보내왔다. 이 사진첩은 2009년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난 김 전 추기경을 추모하기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만들었다. 김 전 추기경 생전에 사제‧주교 서품 받는 모습, 사목 활동 모습 등 사진 600여장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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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은 “그분이 떠나신 지 10년이 지났지만, 온 세상 사람에게 남긴 따뜻한 마음이 다시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했다”고 말했다.

10월 20일 열릴 위아자 나눔장터 기증품
염수정 추기경, 김 전 추기경 추모 사진첩
조계종 원행스님 직접 만든 크리스탈 염주
정재숙 문화재청장 황세손비 앞치마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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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친필 글씨가 담긴 108 염주를 보내왔다. 투명한 크리스털 염주알이 오색실로 엮여있고, 가운데엔 ‘圓行’(원행)이라는 글씨가 있다. 오랫동안 크리스털 염주를 써온 원행 스님은 같은 모양의 염주를 1080개 제작해 주변에 선물해왔다. 이 기증품도 그중 하나다. 원행 스님은 “부처님의 진리가 온 세상을 환하게 고루 비춰, 나라의 안정과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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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조선왕실의 마지막 황세손비인 줄리아 리가 디자인한 앞치마를 기증했다.

정 청장은 “기자 시절 마지막 특종은 2016년 11월 26일 미국 하와이에서 94세로 영면한 줄리아 리의 타계 소식이었다”며 기증 사연을 전했다. 줄리아 리는 대한제국 최후의 황태자 이은의 외아들인 고(故) 이구(李玖)의 부인이었다. 이구 선생의 9촌 조카인 이남주 전 성심여대 교수는 당시 정 청장에게 줄리아 리의 부음을 알렸다. 기사가 게재되자 고인의 이야기를 국내에 전해준 것을 고마워했다. 며칠 뒤 이 교수는 줄리아 리가 생전에 만든 앞치마를 감사 선물로 보내왔다. 정 청장은 “비운의 황족이 외면 받던 먼 이국땅까지 선뜻 따라나선 한 여성의 마음이 깃든 물건이라 가끔 꺼내 보며 운명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2019 위아자 나눔장터는 10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일대(오후 12시~오후 4시 30분)와 부산 송상현광장(오전 10시~오후 4시)에서 열린다.

국내 최대 규모의 나눔장터인 이 행사는 2005년 시작해 올해 15회를 맞았다. 명사 기증품 경매가 진행되며, 재사용품 판매존, 나눔ㆍ환경 체험존, 사회적경제존, 문화 공연이 열린다. 특히 스타와 명사의 기증품은 K옥션의 ‘온라인 경매’로 먼저 구매할 수 있다.

경매는 10월 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며, 기증품 목록은 위아자 홈페이지(weaja.join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간 판매 수익금은 약 18억 7600만에 달한다. 모든 수익금은 위스타트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저소득층 어린이 지원에 쓰인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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