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교수, 위스타트 강연기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로 유명한 유홍준(63·전 문화재청장·사진) 명지대 교수가 강연 기부에 나섰다. 그는 6일 위스타트 (We Start) 운동본부가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 2층)에서 연 ‘위(We)대한 토크’ 행사에 참가해 ‘한류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위대한 토크’는 각계 명사가 강연을 기부하면 행사 참석자가 1만원의 수강료를 소외계층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 교수는 도자기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이야기했다. 고려청자·분청사기·조선백자로 이어지는 우리 도자기의 역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이웃집 할아버지가 들려주듯 편안하게 풀어나갔다. 한 참석자는 “마치 그림책을 읽어주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들었다”고 말했다. 설명 없이 그 자체만으로 감탄사가 나올 만큼 아름답고 다양한 사진까지 준비한 덕분이다. 청자향로를 소개할 때는 실제 향을 피워 연기가 나는 사진까지 공개해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용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유 교수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우리 도자기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게 해 준 힘”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 문화가 처한 상황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털어놓았다. 유 교수는 우리 도자기 문화가 훨씬 더 우수함에도 일본도자기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한 나라의 문화 지탱에 있어 민의 역할과 관의 역할이 조화가 필요한데, 우리는 민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이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관의 역량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아직 바다 속에 묻혀있는 소중한 문화 유산들이 많지만 제대로 발굴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도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나라에서는 케이팝(K-POP)만 문화라 생각해 투자할 뿐 나머지 문화에는 관심이 없다”며 문화지원에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강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