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타트 기금전’ 화가 남궁원
퇴직 이후 30년 봉사하며 살 결심
어렵게 살았으니 어려운 분 도와야

화사한 점퍼 차림의 화가 남궁원. 현수막 천에 그림을 그려 옷을 지어 입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노화가는 먼저 보낸 딸 이야기를 했다. 피아노를 전공하던 딸은 스물여섯에 혈액암으로 세상을 떴다. 딸은 유언처럼 “나중에 기부하려 하지 말고 그때그때 나누시라. 있을 때 조금씩이라도 봉사하는 게 낫다”고 당부했다. 15년 전 일이다. 화가 남궁원(68)은 그 뒤 한국혈액암협회에 매월 10만원씩 꼬박꼬박 기부했다. ‘허수아비’ 그림으로 알려진 그는 가평 허수아비마을 연수원 대표이자, 연수원 내 남송미술관 관장이기도 하다.

 6·25 때 아버지를 잃었다.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갔던 새아버지 댁에서 여섯 살에 나왔다. 작은아버지 도움으로 인천교대를 졸업했고, 21세에 평택여중고에 취업했다. 계속 공부해 가천대로 옮겨 3년 전 정년 퇴임했다. 교직 생활 44년을 그렇게 마무리했다. 이를 기념해 지난해 ‘2막1장’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었다. 예술의전당 전시장 한 편에서 소품을 판매해 독도사랑기금으로 2000만원을 내놓았다. “앞으로 95세까지 오래 산다 칩시다. 65세에 정년퇴직 하고도 30년을 설계해야 하죠. 저는 가진 재주, 가진 돈을 나누고 가는 걸로 정했습니다.”

 그는 또한 9년째 운영중인 아트페어 남송국제아트쇼에도 ‘위스타트(WE START) 기금전’을 마련했다. 그의 작품 50점을 비롯해 김인화·김주영·임혜영·최광선 씨 등 16명이 80여 점을 기증했다. 작품 판매 수익은 위스타트에 전액 기부, 국내 저소득층 어린이 지원에 쓰인다. 전시회는 성남아트센터에서 다음 달 7∼17일 열린다. “어렵게 살았지만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걸 나누고 가고 싶습니다.” 고향 마을 빈터를 우직하게 지키는 허수아비처럼, 30년간 허수아비를 그려온 화가 남궁원의 꿈이다.

글=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원문보기 : http://joongang.joins.com/article/658/176756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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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와 함께하는 2015 제 9회 남송국제아트쇼

▶전시기간 : 2015년 5월 7일 ~ 5월 17일
전시장소 : 성남아트센터 미술관(본관)
1부 오프닝 : 5월 7일 오후 5시
    2부 오프닝 : 5월 12일 오후 5시
1부 전시 : 2015년 5월 7일 ~ 11일(5일간)
2부 전시 : 2015년 5월 12일 ~ 17일(6일간)
관람시간 : 10:30 ~ 19:00
전시문의 : 031-754-9696
단, 17일(일요일)은 오후 3시까지 전시하며, 전시기간 중 휴관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