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야?”
“…….”
“파랑새봉사단이 3학년부터인걸 알지만, 우리 막내도 함께 데려가면 안될까요? 집에 혼자 있어야 해서요.”
어머님의 요청 다음날 언니와 오빠 손을 잡고 We Start를 방문한 아이는 길고 새까만 눈썹과 호수같은 깊고 맑은 눈을 깜빡이며 갸우뚱 갸우뚱, 낯설어하고 대답을 아낍니다.
한별이(가명)는 외이도기형 소이증과 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2009년 2세 때 구개열 수술을 마쳤고, 귀 성형은 10세정도가 지나 체격조건을 고려하여 자간 연골을 이용한 재건수술이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달팽이관은 잘 위치하여 청력이 살아있고 장애판단을 내릴 정도는 아니나, 난청이 있어 헤어밴드 형태의 보청기 착용을 추천받았습니다.
한별이 어머니는 상담진행 후 500만원 가량의 보청기를 마련해주고자 악착같이 돈을 모을 것을 다짐하며 매일 밤 아이에게 마음속으로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부탁하고 기도합니다.
한별이 어머니는 야근 및 주말근무를 열심히 챙겨 일하고 남편도 일용직 근무자이지만 일거리를 찾아 여기저기 움직였으나, 겨울에는 일이 없어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올 봄 돈을 벌기 위해 남편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출장 근무를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근무 도중 다리를 다쳐 병원에 4개월 정도 입원하게 되어 경제상황은 더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럴수록 한별이 어머니는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일에 더욱 열중했고, 귀가 후에는 한별이와 대화하고 보살피기보다는 집안일을 하느라 바빴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한별이의 언어치료는 소홀히 하게 되었는데요.
한별이가 눈치가 있고 익숙한 상황에 적응을 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가정 내에서 의사소통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는데, 현재 언어발달과 학습발달 지연, 발음 부정확의 문제를 보이고 있어 교육과 치료시기를 자꾸 놓치는 것 같아 한별이 엄마의 마음은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발음의 부정확은 난청으로 인해 잘 들리지 않는 소리를 학습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며, 입모양을 보고 상황에 따라 눈치껏 대화하여 일상적인 대화가 아닌 경우에는 대화가 순조롭지 않습니다.
매주 파랑새봉사단을 따라오는 한별이는 장난감도서관에 들어가 여러가지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의사놀이, 주방놀이, 학습지 풀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한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노래가 나오는 리듬악기 장난감과 피아노입니다.
한별이의 꿈은 피아니스트입니다. 어린이집 하원 후에는 엄마의 퇴근시간과 맞춰 피아노학원에서 보육 겸 교육을 받습니다. 소리가 명확하게 안 들리고 대화하는 것이 다른 친구들처럼 자연스럽지는 못하지만, 좋아합니다. 피아노 소리도 춤추기도 피아노치기도 음악도.
긍정적이며 밝고 혼자서도 즐겁게 놀 줄 아는 한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발달지연의 문제를 완화하고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별이가 좋아하는 피아노와 아름다운 소리,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듣고 공부하여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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