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림대 법학과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는 국가근로장학생이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근로를 할 수 있겠다는 짧은 생각에 저는 We Start 춘천마을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시간대에 일을 할 수 있었고 시간활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시간활용이 자유로운 저는, 사무보조를 하면서 컴퓨터OA 활용능력도 향상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저는 We Start 춘천마을에서 일을 하며, 당연히 제가 할 일인 사무실 업무보조에만 매달려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한두달 업무보조를 하면서 형식적인 의무감에 일을 하고 있을 때쯤 저에게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평소에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던 저에게는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에게 아이들은 먹던 과자를 입에 넣어주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근조근 말합니다.
“몇 살이세요?”
“어디에 사세요?”
“군대는 갔다왔어요?”
저는 머뭇거리면서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니었습니다. 저의 다리에 매달려서 어리광을 부리고 저에게 편지를 몰래 주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는 무장해제가 되었습니다.
의무감에 출근을 하던 저의 모습에서 조금씩 We Start 춘천마을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그 이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의 저를 돌아보니 너무나도 이기적이게 제 자신만 생각하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일을 하면서 저에게 어느덧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전에 저는, 언제나 필요목적에 의한 의무감으로만 봉사활동을 하였지만, We Start 춘천마을에 다니며 의무감이 아닌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 참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마음의 여유가 생겨 옆을 보고 뒤를 돌아볼수 있는 내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지금은 춘천마을의 근로장학생이 아닌, 봉사자로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생각은 늘 앞서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 사랑의 빵을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빵을 각 가정에 배달할 때면, 빵을 받고 기뻐하시는 모습에 저는 주체할 수 없는 웃음과 행복한 마음으로 대문을 나옵니다.
이 행복한 마음을 안고 저는 계속해서 We Start 춘천마을과 인연을 쭉 이어나아가, 행복한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리겠습니다. We Start 춘천마을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사회에 나아가 좀 더 사회구성원으로써 제 역할을 하며, 또한 후원자로서도 인연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글 : We Start 춘천마을 자원봉사자 정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