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위스타트 아이들이 정말 사고를 쳤습니다….
전국 유수의 학교 연극부와 경쟁을 하여 당당히 “장려상” 이란
아주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전 속초 위스타트 운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승우 입니다.
지나간 1년…
처음 우리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그 어색함….
사회복지 현장에서 십수년을 일해 왔음에도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였던 우리 아이들의 초췌함에 가졌던 자괴감과 그에 반하는
불타는(?) 의욕…
혼돈의 연속 이었던것 같습니다… 

연극이란 도구를 활용하여 아이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는것 자체가 저희들에겐 모험 이었는지도 모릅니다…가장 기초적인 자기 표현도 자연스럽지 못한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연극이며 치료이냐며 센터 내부에서 조차 갑론을박의 논쟁을 거쳐 시작된 이름하여 “연극치료” 프로그램….하지만 전국대회라는 황당한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들, 지도교사,  센터 임직원 모두가 보여주었던 모습들은 단순한 아이들의 정서치유가 아니라 참여하였던 모두에게 너무도 소중하였던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매일 저녁마다 생업을 뒤로하고 아이들과 함께한 자원봉사 선생님, 아이들의 간식 한조각 조차 본인들의 손길로 해결하여 주셨던 센터 선생님들..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인해 숱한 꾸중을 듣고 눈물 흘리면서도 대사를 외우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였던 우리아이들…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준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라는 우리 위 스타트의 정신을 체험하는것 같아 더더욱 행복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서울로 데리고 올라가던 새벽,
상을 타보리란 욕심(?)은 사무실 서랍에 고이 접어 놓고 열쇠를 잠그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국립극장이란 주눅이 들 정도의 무대에서 전 아이들의 광기(?)를 보았습니다…
엊저녁 마지막 리허설 까지 대사와 동작을 잃어버려 헤매고 발성이 안되 저와 함께 고함치는 연습을 하던 센터에 있던 아이들이 아니었습니다…
타 학교는 아이들마다 학부모들이 소품을 챙겨주고 분장을 챙겨주고 하는 정겨움에 주눅들어 마음 저려하는 저하곤 달리 우리아이들이 보였던 모습이란?…
40분의 연극시간 동안 20초 밖에 출연 분량이 없고, 대사 한마디 밖에 없는 우리 센터의 종합선물세트  승철이(가명) … 아이들이 보여주었던 집중력, 그리고 갈증….
무대 전체를 압도하는 우리 아이들의 에너지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전혀 감동스럽지 않은 극중 상황임에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드만요.. 왜 눈물이 흘렀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가슴이, 그리고 제마음이 벅차 오르는 느낌을 감당하기 어려운 행복한 고통에 흘렸던 눈물이었던것 만큼은 사실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아이들의 연극을 보기 위해 찾아주신 본부의 박호준 연구원,
여름 방학때 자원봉사란 인연으로 맺어졌던 다운이, 여주, 정은이, 수현이, 다은이, 예리…..
전주라는 먼거리에서 30분을 위해 달려와준 그 감동과 아이들 한명 한명을 기억 주었던 모두의 관심과 사랑…
우리 아이들이 주었던 감동 이상의 은혜를 보여 주시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항상 아이들의 문제 중심으로 아이들의 현재를 보아왔던 그간의 습관을
이젠 아이들이 가슴과 마을을 들여다 보는 노력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은희 선생님 , 전선미 선생님, 남춘자 선생님, 허이재 선생님, 여세진 선생님, 함수미 선생님, 이라미선생님……
우리 센터에 계신 이 분들과 함께 하는 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아름다운 여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저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입니다…
감사합니다…

황헌중, 호섭, 민혁, 추선생,김귀선 형님..
예술하는 분들의 까칠한 성격 뒤로 접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보여주신 열정에 감사 드립니다..

정원, 권희 준완, 경민, 태헌, 은진, 동규, 태형, 정미, 재윤, 소현, 다영, 민희, 수향, 은정, 은진, 다솜,화정, 영선, 세미, 희원, 지민이…..이 외에 우리 센터 아이들….
자랑스럽고 또 사랑스럽습니다….

그 동안 전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맹목에 가까운 저만의 논리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였나 봅니다..
하지만 이젠 사랑과는 별개로 아이들 한명 한명의 가능성과 내일을 눈여겨 보고 준비하는 일을 해 볼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번에 이루고 받은 것은 상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이 미래에 이루어야할 희망이 이제 아이들 손안에 잡힌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참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