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센터는 수요일만 되면 시끌벅적합니다. 모두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바로 위스타트 수업이 진행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찬호(가명)는 아주 개구쟁이입니다. 인성수업 시간에 형이나 누나가 발표할 때면 장난을 치기 바쁩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차례가 되면 발표하기 싫어하며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인성수업 중 [선물이야]를 진행하는 날이었습니다. 짝꿍이 된 친구와 꿈, 장점, 단점, 좋아하는 것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친구에게 줄 컵케이크를 만들어서 교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친구에게 칭찬과 격려를 하며 컵케이크를 선물해야 했는데, 개구쟁이 찬호가 장난끼를 쏙 빼고 진심으로 친구를 격려한 모습에 선생님과 친구들은 사뭇 놀랬습니다. “너는 우주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과학이 어렵다고 하니 앞으로 과학책을 많이 보고 네가 꼭 원하는 일을 이뤘으면 좋겠어.”라며 부끄럽게 이야기를 꺼내며 케이크를 주는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찬호의 모습을 보며 위스타트 인성교육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유진(가명)이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었습니다. 인성수업 중에 식재료로 자신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때 유진이는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했습니다. 힘들거나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화산처럼 폭발한다는 것이 유진이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고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건 인성수업 시간에 나온 이야기는 비밀로 간직하기로 한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기특하게도 아이들은 아직까지도 비밀유지를 잘 해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기 이야기하고, 나아가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며 격려해 줄 수 있었던 것도, 위스타트 인성교육의 힘이었습니다.
인성수업이 워낙 다양한 재료로 진행되는 만큼, 수업시간에 많이 부산스럽고 산만하고 때론 ‘이렇게 진행되도 되려나?’ 싶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수업 마무리를 지을 때면 아이들도, 선생님도 깊은 생각에 빠져듭니다.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친구의 장점을 칭찬할 수 있는 아이로 변했습니다. 또 칭찬과 격려를 받은 아이는 스스로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기에, 저도 아이들처럼 위스타트 인성교육 시간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다려지나 봅니다.
글: 정복실(갈현지역아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