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인권교육 듣고 고민이 생겼어요.”
Run for We Start 인권교육 현장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14일 오전, We Start(위스타트) 춘천마을 대강당에는 삼삼오오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Run for We Start의 사전행사로 열린 청소년대상 권리교육을 신청한 춘천시내 고등학생들이다.
대강당을 가득 메운 100여명의 학생들은, 낯익으면서도 낯설은 인권에 대해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강사는 We Start운동본부 박병헌 차장.
“제2차 세계대전으로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일까요? 무려 7,700만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것은 그 중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은 얼마나 희생되었을까요? 5,600만명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은 이런 참혹한 역사의 교훈에서 출발합니다.”
전 인구의 16%가 사망한 폴란드, 전체 사망자의 70%가 넘는 민간인의 희생, 전쟁이 불러온 인간 존엄성의 말살 현장 이야기에 학생들은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권리교육은 인권에 대한 다양한 영상과 함께 세계인권선언의 조항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무르익어갔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모든 권리가 다 인권은 아니랍니다. 세계인권선언과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인권은 법률에 의해 보장된 법적권리, 그리고 개인의 권리와는 엄연히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법적권리, 사적권리에 우선합니다.”
강사는 개인의 다양한 권리의 충돌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인권과 법적 권리, 사적 권리의 차이를 얘기하며 예를 들어 설명했고 학생들은 모든 권리가 다 똑 같지 않다는 것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는 듯 했다.”
“학생인권이라고 들어보셨죠? 이젠 여러분의 이야기인 학생인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학생들의 주 관심사는 아무래도 자신들의 이야기인 ‘학습권’, ‘학생 인권’에 대한 이야기이다.
강사는 ‘학생 인권’ 이야기를 꺼내며 학생 인권은 원칙적으로 무엇에 앞서 보장되어야 하는 인권의 개념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학생인권이 보장되면서 학습권과 교습권 등이 함께 보장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야 함을 강조했다.
짧은 한 시간이 지나가고 강의를 마친 강사에게 한 학생이 찾아왔다. 귀밑까지 발그레해진 이 학생은 머뭇거렸고 강사는 자리를 옮기고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학생은 “강의를 듣고 나서 고민이 생겼어요. 평소에 성적 소수자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었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요?”
“성적 소수자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는 본인의 몫이에요. 성적 소수자의 판단도, 학생의 판단도 거기에 대해서 누구도 뭐라 할 수는 없어요.
다만 그 권리는 세계인권선언뿐만 아니라 헌법, 법률에 의해 보장된 권리이고 실존하는 문제이니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많이 생각해보고 공부해 보세요.”
새로운 고민이 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거라는 믿음으로 Run for WeStart 청소년 인권교육은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