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앰쌤’은 위스타트 현장의 이야기를 선생님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처럼, 현장은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이 이야기하는 ‘I am Sam!(아이앰쌤)’ 아홉번째로 속초마을에 이지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평온하고도 아름다운 모습 중 하나는 갓난아이의 자고 있는 모습인 것 같다. 얼마 전 절에 나오는 신도 부부의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을 맞았다고 해서 스님 몇 분과 함께 그 집을 방문했다. 때마침 아이는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하늘에서 막 내려온 아기 천사 같았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배가 볼록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금세 고요해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절로 떠올랐다. 매일같이 세상의 속도에 떠밀려 남들과 경쟁하며 바쁘게 살다 보면 우리 안에 존재하는 평온과 생명의 순수한 모습을 잊고 마는데, 아기는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어른들에게 그 점을 상기시켜주는 듯하다. 한 아이가 생각난다. 2012년 겨울에 청호동으로 이사를 와서 처음으로 등원하던 아이 김oo 다문화가정이였으며, 모자가정이였던 아이이다. 이 아이는 낯을 많이 가렸던 아이로 기억난다. 2014년 4월 첫 출근을 하는데 누가 날 보며 지현샘이다! 라고 외쳤다. 그 아이였다. 그 아이는 2년이 흘러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었다.
그 아이는 내 담당이 되었다. 그 아이는 활발하게 변한 것 같았지만 아니 였고, 언니이지만 동생들에게 치이는 모습과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 아이를 변화시켜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사례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끼가 많았던 아이, 춤을 좋아했던 아이, 하지만 살이 통통하고, 자신감이 없어 잘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다문화가정으로서의 보통 아이들과 다른 점에 대해 속상해 하였고, 사춘기가 온 아이는 눈물이 많아졌다. 이 아이를 위해 핸드벨 수업을 통해 음악심리를 진행하였고, k-pop댄스 수업에 참여하여 끼를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동생들한테는 언니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였고, 시간이 흘러 2015년 중순에는 연합캠프 및 행사에 참여하여 k-pop 댄스 무대에 참여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리더로서의 역할을 잘 해냈다. 2012년부터 봐왔던 아이.. 이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었다. 시간은 참 빨리도 가는거 같다.. 벌써 입사한지도 2년이란 시간이 되어간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애들을 위해 발로 뛰는 사회복지사가 되도록 다짐해 본다.
글: 이지현(위스타트 속초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