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에 위치하고 있는 ‘고양시 KB국민은행 배움누리’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습 및 문화활동을 지원해 주는 청소년들의 아지트이다.
학교 밖 환경은 여러 위험과 유혹이 난무하지만, 배움누리 청소년들은 오늘도 웃으면서 배움누리를 찾아온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어른인지라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해맑게 웃으며 건강하게 성장해주는 배움누리 청소년들이 항상 고맙고 기특하다.
2016년 12월 어느 날, 한 통의 깜짝 편지가 배움누리에 도착했다. 이혼가정으로 홀로 손자를 돌보고 있는 75세가 넘으신 어르신이 배움누리에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편지였다.
이 어르신께선 지난날 배움누리에 울면서 손자를 데리고 오셨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손자가 나쁜 친구들을 사귀고 사고를 치고 다닌다며,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며 울면서 하소연을 하셨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속을 썩이던 손자가 어느덧 배움누리에서 뒤처진 공부를 하고, 배움누리 선후배들과 어울리며 건강하게 성장하더니, 벌써 올해 졸업해 대학 새내기가 되었다.
지금은 오히려 좀 더 공부했으면 더 좋은 대학 갈 수 있었다고 신세한탄을 한다. 이제는 배움누리 후배들에게 나보다 더 공부하라는 말을 많이 하는 잔소리꾼을 자처하기도 한다.
이 편지는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초심을 잃을 때마다 살며시 꺼내보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편지이다. 오늘도 살며시 할머니의 손 편지를 펴본다. 더 훌륭한 사회복지사로 성장하기 위해서.
글: 최재옥(고양시-KB국민은행 배움누리)
* 이 글은 위스타트 소식지 Vol.8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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