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아직 인성수업 시작 안 했죠? 저 늦은 거 아니죠?”
매주 목요일이 되면 센터 아이들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인성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센터 입구부터 수업이 시작되었는지 큰 소리로 확인부터 합니다.
2년째 진행되고 있는 위스타트 인성수업은 아이들 만족도 면에서 1등인 수업입니다. 고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이기에, 저학년 아이들이 ‘내년엔 꼭 참여해야지’ 다짐하며 손꼽아 기다리는 수업이기도 합니다.
인성수업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요리, 사진, 매거진, 가면이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가지고 ‘인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여, 아이들의 만족도나 참여도가 매우 높습니다.
아이들에게 “선호(가명)는 무엇을 좋아하니?”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인성수업 시간엔 아이들에게 수도 없이 묻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니?”,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뭘 제일 하고 싶니?”
그 중에서도 첫 시간에 진행했던 [나를 소개합니다-나의 캐릭터 도시락] 수업은 이러한 질문을 편하게 접근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캐릭터 도시락을 만드는 모습이 장난스러웠지만 꽤나 진지했고, 나의 장점과 단점이라는 제법 무거운 질문에도 즐겁게 접근하며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우리 센터 아이들이 이렇게 협동심이 좋았었나 놀란 활동도 있었습니다. 일명 신문지 탑 쌓기, [우리는 건축가] 수업을 진행할 때였습니다. 여러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누가 더 높은 신문지 탑을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모둠을 나누는 순간 아이들은 스스로 역할을 분담하기 시작하더니 머리를 맞대고 더 높이 쌓을 수 있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불면 날아갈 듯한 얇디얇은 신문지를 말고, 찢고, 구겨가며 한층 한층 올려가는데, 조금이라도 휘청거리며 무너질 듯싶으면 다른 친구가 득달같이 달려와 바닥을 붙잡고 소리칩니다. “내가 잡고 있을게! 어서 위로 올려!”
여기저기서 들리는 고성과 쿵쾅대는 소리에 마치 전쟁터와도 같은 치열한 분위기였지만, 아이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1등은 한 팀이 나왔지만, 1등을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서도 흡사 전우애 같은 우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도 그 때의 일을 무용담처럼 꺼내며 깔깔거리고 즐거워하곤 합니다.
이렇듯 아이들은 인성수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았습니다. ‘나는 좋은 사람이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이렇게 많구나’하고 자존감을 높이고, 친구들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능력도 키웠습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 사회, 세계를 알아가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보는 매우 소중한 활동이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아이, 고마운 아이,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점점 커져갑니다.
글: 진미순(도담지역아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