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We Start 마을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2006.7.28

국민대 컴퓨터학과 3학년 김민영


여름방학을 이용해 빈곤 아동에 대해 입체적 지원을 하는

위 스타트(We Start)운동본부 주선으로 7월 18일에서 22일까지 위스타트 철원마을로 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평소에 자원봉사에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가지 못했었기에, 가는 내내 기대 반, 설레임 반의 마음이 제 머리 속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철원’은 강원도에 있고 겨울에 눈이 많이 오고 아주 추운 지역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기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생각해 보며 달리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철원지역과 민통선에 관한 내용과 아동복지, 위스타트 마을의 사업전개에 대한 가이드 북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철원 마을에 대해 이해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첫 만남을 가지고 인사하면서 그들 마음 안에 봉사에 넘치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첫 만남 가운데 있었지만, 자원봉사라는 하나의 목적이 있었기에 금방 친해지고 마음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철원이 있었고, 우리의 첫 일정은 민통선 마을과 전망대를 견학하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우리는 처음 가보는 민통선 마을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였습니다. 철원 마을을 이해하기에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 멀리 내다보이는 북한 땅을 바라보며 긴장감이 감도는 느낌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민족전쟁의 아픔이 서린 이 철원 땅 가운데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견학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짐을 풀고 내일의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숙소 창 밖 너머로 공부방 아이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사람의 방문이 어색했는지 시선을 피하는 아이도 있었고, 다가와서 마구 질문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두루미 공부방 아이들과 만나는 첫 시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과자 따먹기, 풍선 터뜨리기 등의 게임을 준비하였습니다.


언제 처음 만났냐는 듯 아이들과 금방 친해지게 되었고, 아이들은 선생님 선생님 하며 따라다니며 참 많이 좋아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잘 몰랐을 때 그저 밝은 아이로만 여겼었는데 아이들의 가정을 알게 되고 아이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면서 아이들 마음 깊이 있는 상처와 아픔을 보면서 속으로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열악한 상황 가운데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기뻐하는 아이들 가운데 있는 제가 참 많이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둘째날 우리는 집주변을 청소하러 한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집 주변에 아무렇게나 자란 풀이 무성했고, 과자봉지 아이들 놀기에 다칠만한 조각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4명의 아이가 살고 있는 집이라지만,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복지사님들과 주변에 풀을 뽑고, 집 주변에 널린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불평하며 살았던 저의 모습도 돌아보게 되었고, 어린아이들을 위해 청소했기에 힘들지만 참 보람되었습니다.


청소를 마치고 돌아올 쯤, 공부방에서 만났던 한 아이가 이 집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그런 것이 보이지 않던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기 보다는 그 아이가 그런 환경에서 자란다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우리 안에 있었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먹는 저녁은 꿀맛이었습니다. 우리는 한번 일하지만 복지사님들은 주기적으로 오셔서 정리하신다기에 참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셋째날은 센터에서 가까운 한 집이 이사를 한다기에 도와주러 가게 되었습니다. 집 안은 물이 새고 참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공부방 아이가 살고 있는 집이었기에 더 열심히 짐을 옮겼습니다. 새로 이사간 집은 살고 있던 집보다 훨씬 더 넓고 새로 수리한 집이라 우리 스스로 콧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일했지만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것을 생각하니 힘든 것도 다 잊었습니다.


아이들과 소망편지를 적고, 꿈에 대해서 그리고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부유하지도 않고 교육환경도 부족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아이들 각자 멋진 꿈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보낼수록 헤어지기 싫은 마음이 가득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날, 함께 수박화채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수박을 파고 사이다를 넣으면서 아이들이 참 많이 좋아했습니다.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고 목욕을 시켜주기 위해서 3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온천으로 갔습니다.

바쁘신 부모님이 있어서, 또는 편부모 가정이라 목욕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아이들과 함께 목욕하면서 아이들에게 작은 사랑을 전해주고 함께 할 수 있음이 우리에게도 기쁨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헤어지는 날, 우리는 아이들에게 줄 작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 행복했다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다음에 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에게 남길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토요일에 아이들 인라인 교실에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아이들이 인라인을 타고 막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아이가 달려와 품에 안기며 “선생님, 어디 가요” “ 또 올거죠” “ 안가면 안돼요?”

아이들을 뒤로 하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러 간 봉사활동이었는데 아이들을 통해 사랑을 배웠습니다. 꾸밈없고 순수한 아이들이 꿈을 펼치고 자라날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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