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 !싱어즈, Love Actually

 

지난 1215,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하는 위스타트가 여덟 번째 후원 행사 (We)대한 토크를 마련했다. 이날 토크의 주제는 ‘Love Actually’.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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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타트와 함께, 사랑에 대하여

사랑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이들, 사랑을 준비하는 이들, 그리고 지나간 사랑에 아파하는 이들 모두 소리 없이 찾아온 사랑에 울고 웃으며, 그 마법 같은 설렘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건강, 복지, 교육 등을 지원하는 국내 기반의 NGO 단체, 위스타트가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자선 행사 위대한 토크를 마련했다. 부모와 연인, 친구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고 지켜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위스타트는 2004, 100만 빈곤 아동의 절박한 생활을 보도한 중앙일보의 탐사 기획가난에 갇힌 아이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에 힘입어 시작된 사회 운동이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걸 끊자는 취지로 시작해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모금액 전액은 국내 어린이들을 위해 지원된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는 위대한 토크는 명사들의 강연을 기부 받아 나눔의 메시지를 전하고, 관객들이 구입한 입장료를 전액 위스타트 활동에 기부하는 자선 토크 콘서트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G7(기욤 패트리, 다니엘 린데만, 로빈 데이아나, 알베르토 몬디, 장위안, 줄리안 퀸타르트, 타일러 라쉬)이 함께했다.

지난번 토크에서는 혜민 스님, 소설가 조정래 등 사회 지성인들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강연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비정상회담멤버들의 재치 있는 입담을 통해 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토크가 이어질수록 관객들과의 공감대는 점점 커졌고, 공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여성중앙 나눔 합창단 !싱어즈와 위스타트 홍보대사인 뮤지컬 배우 박해미의 노래, JTBC 장성규 아나운서의 유쾌한 진행과 비보이 팀의 비보잉이 더해져 시간이 갈수록 공연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공연 막바지에는 참여한 출연자들이 모두 나와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스 나비다를 함께 부르며 훈훈한 연말 공연을 성대하게 마무리했다.

우리가 마음을 표현할 때

비정상회담멤버 7인 중 줄리안과 타일러, 다니엘은 사랑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담아 5분 스피치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줄리안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선 자기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줄 수 있는 여유는 나를 먼저 아껴야 생기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겐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도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지는 못해요. 하지만 그 말을 듣고 행복해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져요. 자주 대화하고 표현하는 것이 사랑을 유지하고 키워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사랑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타일러는 모든 사람을 널리 사랑한다는 박애라는 한자의 뜻을 풀며 적절한 사랑 표현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무조건 베풀고 나누는 것이 박애가 아니라고 말했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직접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박애라고.

기부도 마찬가지예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단순히 필요한 것만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돼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지속 가능한 기부겠죠.”

이어서 좋은 기부에 대한 생각도 덧붙였다. “무조건 돈을 주는 기부는 하고 싶지 않아요. 시간과 힘을 투자하면서 몸으로 기부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고, 감동도 크죠. 초등학교 합창단 시절 요양원을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것처럼 말예요.”

다니엘은 독일 시를 소개하며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말했다. “독일도 한국처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그리 가깝지 않아요. 하지만 부모님이 자식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은 모두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부모에 대한 마음을 닫지 말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세요. 그리고 연말연시, 뜻깊은 날에는 꼭 가족과 함께 보내기를 바라요. 다른 때보다 더 특별한 마음이 생길 거예요.”

우리는 대개 사랑을 이야기할 때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다. 사랑은 하는 것보다 잘 유지하고 키워가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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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출신 타일러 라쉬의 5분 스피치 시간. 박애의 뜻을 되새기며 올바른 기부에 대해 이야기했다.

2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줄리안 퀸타르트.

3, 4 ‘비정상회담멤버 7명이 출연해 연인?가족과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5 무대에 오르기 전 미리 연습을 하고 있는 장위안과 로빈.

6 이날 출연한 비정상회담멤버들은 위스타트의 희망 카드에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공연장 대기실에서 카드에 글을 적고 있는 기욤.

!싱어즈의 노래, 세상의 모든 사랑 이야기

타일러, 줄리안, 다니엘의 스피치에 이어 단체 토크가 이어졌다. 주제는 연인과의 사랑. 멤버 7명이 한자리에 모이니 TV 방송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는 듯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치 있는 입담과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관객에게 감동과 웃음을 전해주었다.

알베르토의 얼떨결에 성사된 프러포즈 이야기와 타일러의 장거리 연애 사건, 다니엘이 감동받은 혜민 스님의 사랑 이야기…. 그저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 던졌을 뿐인데 그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가족과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멀리 있는데도 아버지와 매일 통화하며 안부를 묻는다는 줄리안부터 어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서 공개 석상에선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장위안까지. 그들의 이야기에는 G7이 살아온 각기 다른 배경과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성중앙 나눔 합창단 오!싱어즈도 ‘Love Actually’라는 주제에 맞춰 첫 곡 ‘Once upon a dream’을 부르며 유연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남녀 합창 단원이 서로 기대거나 계단에 앉아 떠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표정과 음색만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들의 눈에는 애잔한 사랑의 추억이 맺혀 있었다. 이어서 빠르게 흘러가는 인생에 대한 담담함을 노래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나라를 사랑하는 벅찬 가슴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강산등 세상에 존재하는 가지각색의 사랑을 노래했다.

그러고 보니 사랑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것이 없다. 특히 연말연시, 이맘때는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 돕자는 표어와 함께 나눔기부를 권하는 이들이 많다. 평소에도 많은 NGO 단체가 수시로 기부를 요구한다. 한때는 기부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사단법인 위스타트 송선민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도 저소득층 아이들이 아직 많이 있어요. 10년 전과 크게 좋아지진 않았죠.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빈곤층 아이들은 꿈을 잃고 가난을 대물림하게 돼요. 현실이 이런 데도 많은 사람들은 기부와 봉사를 이야기할 때 제3국 아이들을 떠올리죠.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모든 어린이가 꿈을 갖고 열심히 그 꿈을 이뤄가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을 통해 모은 기부금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공부하고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타일러가 말했듯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전에 꼭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랑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상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왜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이유와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의 결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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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중앙 나눔합창단 오!싱어즈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를 선보였다.

2 개인 스피치가 끝나고 다함께 모여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던 비정상회담멤버들과 JTBC 장성규 아나운서. 알베르토가 부인과 결혼하게 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다.

3 본 무대 시작 전, !싱어즈의 안우성 지휘자가 날카로운 눈으로 리허설 중인 단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4 인생에 대한 아련함과 무상함을 노래한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는 오!싱어즈가 가장 잘 부르는 대표곡 중 하나다.

5 리허설 중인 오!싱어즈 소프라노 단원들과 안우성 지휘자.

기획_조한별

사진_이상규, 이동현(cao studio)

여성중앙 2015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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