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밥을 먹다 보면, 얌전히 밥상머리에 앉아서 밥그릇을 비우는 아이는 드물다. 엉덩이를 들썩들썩. 음식을 입에 넣기도 바쁘게 재잘재잘, 저렇게도 몸이, 입이 근질근질한가?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막상 나도 이 아이들만 한 나이에는 그랬나보다. 아주 배가 고팠을 땐 밥술을 뜨느라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주 빠르게 밥그릇을 비웠지만 대부분 숨을 조금 돌리면, “아 이젠 놀아 볼까” 하고.
밥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너무 즐겁다. 두런두런 별것도 아닌 주제에도 꺄르르. 더군다나 좋은 이와 함께 있으면, 밥을 함께 먹으면서 아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그 자체로도 즐겁고, 그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진다. 진수성찬을 먹든 소박한 밥을 먹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함께 먹는 밥은 맛있다. 근사한 요리가 되지 않아도 으리으리한 레스토랑이나 호텔 음식이 아니어도 사랑을 담은 밥을 즐기면 되고, 우리는 서로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밥을 먹으면 된다.

센터의 많은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들과 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고 말했지만, 정작 집에서 밥을 먹는 날은 많지 않다. 많은 경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따뜻한 밥을 함께 할 식구가 없이 혼자 먹는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센터에서 저녁을 먹는다. 학교가 방학하면 점심까지 센터에서 먹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곳이 없다면 아이들은 집에서 혼자 밥을 먹거나, 인스턴트식품과 군것질로 식사를 대신하거나 또는 부모님이 집에 오실 때까지 굶어야 할지도 모른다. 함께하는 밥상은 단지 아이들의 ‘끼니를 해결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끼니를 거르거나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도록 하며, 혹시 모를 위험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비싼 밥이 아닌 따스한 밥이 고맙다. 멋진 상차림이 아니어도 넉넉한 손길로 나누어 주는 밥 한 술이 반갑다. ‘밥은 먹었니?’ 하고 건네는 말 한 마디에는 언제나 깊고 너른 사랑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밥부터 먹고 하자’ 하고 들려주는 말 한 마디에는 늘 따사로운 숨결이 깃들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런 밥 한술을, 힘이 되는 사랑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해야한다. 누구에게는 일상인 밥상이 어떤 이에게는 간절한 밥상이다. 우리 함께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