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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2015 위아자 나눔장터 인턴 모집 공고를 알게 되었습니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약 한 달 동안 위스타트에서 인턴으로 근무하였는데요. 저는 명사기증품 팀원으로 기증품 접수, 보관 및 홍보의 역할을 맡아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업무를 시작한 첫 날부터 각 분야의 여러 유명 인사로부터 기증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국민MC 유재석씨, 김연아 선수 같은 우리가 흔히 잘 아는 유명인부터, 헌법재판소장님, 금융그룹 회장님 등 잘은 모르지만 직함만 들어도 사회적 지위가 느껴지는 분들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께서 기증품을 통해 나눔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좋은 뜻으로 보내주신 귀한 물건이기에, 사진을 찍고 관리를 하는 동안 정말 소중하게 다루려고 노력했어요. 대부분의 기증품에는 기증해주신 분의 친필 사인이 적혀 있었기 때문에, 마치 직접 전해 받은 듯 한 마음이 저절로 들기도 했습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님의 물품을 접수받으러 청와대에 들어갔던 일은 명사기증품 담당만이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함께 가셨던 택시기사 분도 “내가 언제 청와대에 들어가 보겠어?” 라며 호기심을 숨기지 않으셨는데요. 비록 물품만 잠깐 인계받고 나왔지만, 위아자 나눔장터의 취지에 동참하는 나눔을 위한 방문이었기에 뜻 깊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약 200여개가 넘는 기증품들을 인계받아 사진 찍고, 보관하고 블로그에 올리는 동안 어느덧 중간 크기의 회의실 두 개가 꽉 찰만큼 기증품이 모였습니다. 행사 직전에는 야근 및 주말 출근도 하면서 각 물품 관련 정보를 조사하고, 유명 인사들의 실제 착용했던 기증품 사진을 찾고, 박스 패킹을 완료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때가 있었지만, 함께 일하는 직원분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일한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에 누구 하나 불평 한마디 없이 행사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드디어 위아자 나눔장터 당일이 밝았습니다. 위아자는, 위스타트,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는데요. 함께 큰 장터를 열어 그 수익금을 위스타트와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한다는 그 취지로 올해 11년 째 이어지고 있는 국내 최대의 나눔 장터입니다. 저의 임무는 명사기증품 판매 부스에서 봉사자들에게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그들과 함께 기증품을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판매 부스가 오픈되기도 전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을 보며, 역시 명사들의 기증품이 인기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장 후 불티나게 팔리는 기증품들을 보며 보람을 느낄 찰나도 없이, 판매하랴, 물품 설명하랴, 계산하고 기록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새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아버님, 기업 회장님이 직접 쓰시던 서류가방 하나 장만하세요.”, “어머님, 인기 있는 아이돌이 기증한 모자예요. 아드님께 너무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라고 호객(?)하는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하나하나 제 손을 거쳐 갔던 기증품들이기에,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은 주인을 만나 그 수익금이 좋은 곳에 쓰이기를 바랐기에, 어느새 저 자신도 모르게 판매대를 누비며 즐겁게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사는 사람, 파는 사람, 그리고 봉사자들까지 한 마음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곳, 바로 그곳이 위아자 나눔 장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 동안의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위아자 나눔장터 인턴으로 근무하며 느낀 보람의 깊이는 남달랐습니다.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짧게나마 경험해볼 수 있어 좋았고, 늘 챙겨주시고 밝게 대해주시는 시민사회 연구소와 위스타트 직원분들과 함께 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을 하실 위스타트와 중앙일보 시민사회연구소에 응원을 아끼지 않고 싶습니다. 위아자 나눔장터 개장식 때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외쳤던, 인상 깊었던 구호를 다시금 음미해보며 마칩니다. 아자, 아자, 위아자! (내년에는 아마 지나가는 행인으로 참가할 것 같아요. ^^)

글: 명사기증코너 담당 박정암 인턴
사진: 홍보부 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