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계속 생각을 한다. 입안에 돋은 혓바늘을 톡톡 건드려서 아픔을 확인하듯이 그렇게 어떤 아픈 생각을 톡톡 건드리며 자꾸 떠올리게 된다. 나는 이런 상황을 ‘내 생각의 감옥 안에 갇혀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지 않으려 해도 나도 모르게 생각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어지럽혀 힘들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이 행복한 생각이면 문제가 없는데,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실패했던 기억,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거나 미움받았던 기억 등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이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들은 내가 멈추려 노력해도 멈춰지지 않고, 멈추려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더 생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사실 생각이 많다는 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잠도 잘 못 자게 되고,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할 때도 생각만 계속하다 결정짓지 못하고,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처럼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을 가만히 살펴보면, 생각이 많았을 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멈추고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해졌을 때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 많은 생각 속에 싸여 있다 보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생각이라는 렌즈를 통해 현실을 해석해서 보기 때문에 해석된 생각을 가지고 현실이라고 착각해서 받아들이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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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스님 미 햄프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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