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강일구]

 

혜 민 스님

영어 공부가 한창 재미있었던 중·고등학생 때 나는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이라는 노래를 특별히 좋아했다. ‘가장 위대한 사랑’이라 번역할 수 있는 이 노래는, 휘트니 휴스턴 특유의 가창력 있는 멋진 목소리와 함께 가사가 좋은 것으로 많이 알려져 영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이 노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이란 연인 간의 사랑도,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사랑은 부모에게 받는 사랑처럼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거나, 연인에게 사랑을 주듯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사랑의 대상이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던 때였다. 하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많은 사람의 아픔을 듣고 상담을 해줄수록 자기 자신을 우선적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말에 담긴 의미가 점점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내가 처음에 그랬듯이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 의식이 끊임없이 외부로 향해 있기 때문에 내면으로 의식을 돌려 자기 스스로를 알아차리거나 한발 더 나아가 자기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은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즉, 사랑을 하려면 그 대상이 뚜렷하게 보여야 하는데 ‘나’라는 대상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나를 사랑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기 스스로를 쉽게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 있는데, 바로 고통의 순간들이 그렇다. 삶 속에서 갑자기 고통이 몰려오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바로 느껴지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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