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하게 당겨진 기타 줄을 손가락으로 튕기면 줄이 위아래로 빠르게 진동하며 떤다. 기타 줄의 떨림은 곧 기타 몸체의 울림통을 울려서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전원에 연결하지 않은 울림통 없는 전자기타는 줄을 튕겨도 작은 소리만 들린다. 떨림이 하나의 문제라면 울림은 둘의 문제다. 울리려면 먼저 떨어야 하지만 모든 떨림이 울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홀로 떨 수는 있어도 혼자서 울림을 만들 수는 없다. 떨림이 울림이 되려면 떨림이 닿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하나가 떤다고 해서 다른 것이 늘 울리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물체의 떨림에는 자연스러운 진동수가 있는데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이 가진 진동수가 물체의 자연 진동수와 같을 때 더 큰 울림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보자. 와인잔을 숟가락으로 살짝 두드리면 맑은 소리를 내며 울린다. 바로 이 소리의 음높이가 와인잔의 자연 진동수에 대응한다. 만약 와인잔 외부의 소리가 가진 진동수가 와인잔의 자연 진동수와 같다면 와인잔의 떨림이 점점 커지고 결국 와인잔이 깨질 수도 있다. 사람이 목소리만으로 와인잔을 깨는 것이 가능한 이유다. 이런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공명 혹은 껴울림이라고 부른다. 껴울림 현상에서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진동수다. 내부와 외부의 진동수가 같을 때 껴울림이 발생한다. 내가 애써 만든 떨림이 상대에게 울림이 되지 못한다면 내가 아직 상대의 자연스러운 진동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떨림은 연결로 커지기도 한다. 옆으로 움직일 수 있는 넓은 나무판 위에 여러 메트로놈을 올려놓고 작동시키면, 뒤죽박죽 움직이던 메트로놈이 박자를 맞춰 함께 진동한다. 여럿이 시간을 맞춘다는 의미를 담아서 동기화 현상, 혹은 때맞음 현상이라고 부른다. 전체가 이처럼 때를 맞춰 함께 움직이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 지도 알려져 있다. 메트로놈 하나하나마다 다른 자연 진동수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메트로놈 여럿이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서로 달라도 더 많이 소통하고 더 강하게 연결해 차이를 극복한다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러 메트로놈이 큰 규모의 때맞음을 보여주는 것을 늘어나는 되먹임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점점 때를 맞춰 함께 움직이는 메트로놈이 많아지면 메트로놈이 올라서 있는 넓은 나무판이 더 큰 진폭으로 움직이고, 나무판의 큰 움직임이 영향을 미쳐서 다음에는 더 많은 메트로놈이 때맞음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더 많은 메트로놈이 때맞음에 이르면 다음에는 나무판이 더 크게 움직여 다음에는 더욱 늘어난 메트로놈이 때맞음에 이르게 된다.

떨림은 하나의 문제지만 울림은 둘의 문제다. 떤다고 항상 울리는 것은 아니어서, 상대의 떨림에 자신의 떨림을 잘 조율해야 큰 규모의 껴울림이 발생한다. 어떤 떨림은 연결로 커진다. 연결된 여럿이 때를 맞춰 함께 떨면 다음에는 더 많은 여럿이 함께 참여한다. 떨림과 울림, 껴울림과 때맞음의 물리학으로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떠올려본다. 내가 애써도 당신에게 닿지 못한다면 아직 내가 당신의 자연스러운 내면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연결로 커지는 때맞음을 생각하며 작은 여럿이 함께 연결해 만들어온 세상의 큰 변화를 가만히 떠올려본다. 

🖋️글 |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