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마다 서로 다른 마음의 결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기에, 이곳에서의 교육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시작된 위스타트 인성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일상에 잔잔하지만 분명한 파동을 일으켰다.

프로그램 초반, 유독 마음이 쓰이는 아이가 있었다. 평소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 탓에 새로운 활동 앞에서는 늘 뒷걸음질 치던 아이였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있는 것을 편안해하던 그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는 데 익숙해 보였다. 하지만 회기가 거듭될수록 아이에게 작은 기적이 찾아왔다. 역할을 나누고 목표를 공유하는 팀 활동 속에서 아이는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머뭇거리던 눈빛은 점차 친구들을 향했고, “내가 할게”라며 스스로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어느새 “우리 같이 해보자”라는 말이 아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을 때, 그 성장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뭉클함을 주었다.

또 다른 변화는 ‘소통’에서 일어났다. 평소 자기 주장이 강해 친구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을 어려워하던 아이가 있었다. 본의 아니게 갈등의 중심에 서곤 했던 그 아이는 팀별 활동을 통해 ‘규칙’과 ‘존중’의 의미를 몸소 체험했다. 내 뜻대로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교사의 안내와 친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다가가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묻는 아이의 변화에 친구들도 마음을 열었고, 교실의 공기는 한결 둥글고 부드러워졌다.

이번 인성교육이 특별했던 이유는 이론 주입식이 아닌,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체험’이었기 때문이다. 요리, 매거진 제작, 사진 촬영, 가면 만들기 등 다채로운 활동은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아이들은 활동에 몰입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배려와 협력의 가치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혔다.

변화는 교실 문밖으로도 이어졌다. 친구를 부르는 목소리는 상냥해졌고, 갈등이 생겨도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시도가 늘어났다. 현장에서 목격한 인성교육은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 ‘교정’이 아니었다. 아이들 스스로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자라나는 ‘성장’의 과정이었다. 함께 웃고 부딪히며 다시 손을 내미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이 긍정의 변화가, 앞으로 아이들의 삶 전체로 퍼져나가 더 성숙하고 균형 잡힌 인격체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글 | 변아람
언양서부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