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어느 아침이었습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여덟 살 종윤이는 배달된 신문을 펼치다가 멈췄습니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아이 이야기가 1면에 실려 있었습니다. 낯선 얼굴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 친구를 꼭 도와주고 싶다.’

아버지 구두를 닦으면 용돈 500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네 번을 닦으면 2천 원. 불량식품 사 먹기 딱 좋은 돈이었지만, 종윤이는 그 돈을 모아 매달 보내기로 굳게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이 출근하신 뒤 혼자 집 전화기를 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후원을 신청했습니다.

다음 날, 그 이야기는 신문 1면에 실렸습니다. 어린 아이의 마음이 또 다른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제 이야기를 보신 많은 분들이 또 기부를 결심하게 되셨다는 걸 부모님께 전해 듣고 어린 마음에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열일곱 해가 지난 지금도, 그 기억은 그의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스물여섯의 어른이 된 이종윤 씨는 지금도 후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삶이 버겁고 숨이 차오를 때도, 어딘가에서 오늘을 더 힘겹게 견디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그를 붙잡아주었습니다.

“매달 자동이체로 지나가는 작은 금액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그 달을 견디게 하는 숨이 되고, 다시 꿈을 꾸게 하는 씨앗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번의 선의가 아닌 반복되는 사랑이라는 점이 참 감사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후원이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한 발짝 앞서 걷다가 뒤따르는 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드리는 일, 무거운 짐을 끄는 어르신 곁에서 잠시 손을 보태드리는 일. 후원은 그런 마음의 연장선에 있는 선택이라고요. 이웃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매달 꾸준히 실천하는 일.

힘든 이웃을 마주할 때 마음 어딘가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파동이 있습니다. 이종윤 씨는 그것을 ‘울림’이라고 부릅니다. 그 파동이 손이 되어 누군가를 일으켜 세울 때, 따뜻한 온기가 다시 자신 안으로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신문지 앞에서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여덟 살 아이의 순수함을, 그는 오래도록 잊지 않고 싶다고 했습니다.